접종열
육아를 하는 엄마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
나 또한 피하지 못한 그것, 바로 접종열.
첫 접종이 시작된 생후 2개월 무렵.
‘악명 높은 폐구균’이 있다는 건, 그날 처음 알았다.
물론 ‘애기마다 달라요’라는 진리처럼,
열이 없는 아기도 많았다.
우리 둘째처럼 말이다.
하지만 첫째는 그 진리의 예외였다.
처음 마주한 39도
2개월 접종을 마친 날 오후,
아이가 평소보다 뜨끈해졌다.
스멀스멀 올라가던 열은 저녁 8시쯤 39도를 넘겼다.
토는커녕 트림도 거의 없던 아기가,
내 품에 안겨 분수토를 했다.
입에서 이렇게 액체가 솟을 수 있는 건가?
이 작은 배에 이만큼 분유가 들어있던 건가?
아이는 입부터 발끝까지 몽글몽글한 분유로 젖었고,
나 역시 온몸이 토로 흠뻑 젖었다.
엄마도 처음,
열도 처음,
분수토도 처음.
“자기야!!! 애기 토했어!!!”
너무 놀라 베란다에 분리수거를 나간 남편을
울면서 애타게 불렀다.
소리에 놀라 뛰어 들어온 남편은
괜찮다며 나를 먼저 달래고,
아이를 조심스레 받아 들었다.
접종 부위에 감염이 될까
목욕 대신 미지근한 물로 적신 가재수건으로
아기의 작은 몸을 하나하나 닦아냈다.
그날 밤을 지나며
나는 엄마로서의 응급처치 첫날을 통과했다.
수차례의 접종, 수차례의 열
그 뒤로도 수차례의 접종.
그리고 수차례의 고열.
심지어 뇌염 예방접종 날엔 40.2도까지 올랐던 기억.
그런 밤이 지나고,
지금은 제법 컸는지
이젠 접종열이 찾아오지 않는다.
아프지 않기 위해, 아프게 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