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는 아이, 배우는 엄마
“엄마, 기다렸어” — 아이에게 배우는 용서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
등원을 앞둔 아침.
두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차례대로 머리를 묶고, 옷을 입히고,
이제 신발만 신기면 끝이다 싶었던 그때—
첫째가 고무줄 통을 쏟아버렸다.
“얼른 정리해.”
나는 재촉했다.
하지만 자기주장이 부쩍 강해진 31개월 장난꾸러기는
고개를 휙 돌리더니 눈을 꼭 감고
두 귀를 굳게 닫았다.
매일 밤 다짐한다.
내일은 화내지 말자고.
하지만 아침이 오면
또 언성이 높아지고 만다.
말하지 않았던가,
하루 중 가장 바쁜 전쟁 같은 시간이
바로 이 등원 준비 시간이라고.
“너 이러면 엄마 정말 힘들고 속상해.”
툭 던지듯 말하고,
나는 방으로 들어가 한숨을 쉬며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오는데—
아이가 다가와 나를 꼭 안았다.
“엄마, 루다가 미안해. 기다렸어.”
작은 품에, 나는 그만 주저앉아버렸다.
그 말에, 눈물이 터졌다.
사랑한다고 안아줘도 부족한 내 아이에게
나는 또, 화를 내고 말았다.
“엄마가 미안해. 기다려줘서 고마워.
엄마가 많이 많이 사랑해.”
내 마음을 아는 듯,
아이는 내 등을 조심스럽게 토닥이며
다시 말했다.
“미안해. 기다렸어.”
화를 낸 건 나인데
결국 위로를 받는 것도, 사과를 받는 것도 나였다.
울지 말자, 화내지 말자 다짐했던 건
오늘도 어김없이 무너져버렸다.
“엄마가 다시는 화 안 낼게.
용서해 줘서 고마워.”
말을 마치자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웃으며 말했다.
“응! 한 번만 용서해 줄게!”
그 목소리에, 나도 다시 웃었다.
아이를 낳고 길러봐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말처럼,
나는 오늘도 아이와 함께
조금씩 자라고 있다.
오늘의 다짐이
내일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또 한 번 다짐해 본다.
처음이라 서툴지만,
‘엄마도 처음이라‘는 말 뒤에 숨지 않기로.
내 아이의 하루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오늘도, 그렇게
엄마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