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할 수 있는 기회

혼내는 대신 용기를 남겨주는 법

by 루루맘

두 아이를 키우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아이에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르쳐야 할까.

부모이기 전에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이기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는 게 맞다.
하지만 ‘잘못’이라는 기준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과연 나는 처음부터 다 잘했을까.
과연 너는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살아왔을까.

밥을 먹다 보면 흘릴 수도 있다.
국에 손가락을 넣고 장난칠 수도 있다.
가끔 밥이 너무 먹기 싫으면, 밥상을 발로 쓱 밀어버릴 수도 있지.

옷이 답답하면 갑자기 벗어던질 수도 있고,
벗다 보니 재미가 붙어 기저귀까지 벗을 수도 있다.
그러다 소변이 마려우면, 그 자리에서 실수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아직 완벽하지 않으니까.



나도 어릴 땐 실수투성이였다.
학교에 숙제를 빼먹어 혼난 날,
새 신발을 신고 나갔다가 흙탕물에 빠트린 날,
친구와 다투고 울면서 집에 돌아온 날.

그리고 첫 직장에서 큰 사고가 있던 날
그때 우리 부모님은 나를 혼내기보다,
“괜찮아, 인생 공부했다고 생각하면 돼” 하고 말해주셨다.
그 한마디가 부끄러움 대신 용기를 남겨주었고,
그 용기가 나를 조금씩 자라게 했다.


그런데 아이가 실수를 할 때면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외친다.

“그러면 안 돼!”
“얼른 옷 입어!”
“식사 시간에 장난치지 마!”

당연히 알려줘야 하는 부분임과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 스치는 생각이 있다.

혹시 내가 아이에게 ‘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건 아닐까.

부모로서 가장 큰 역할은
아이를 보호하는 동시에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그런데 나는 지금 아이의 ‘생각 주머니’를 작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아이를 키운다는 건 작은 씨앗을 돌보는 일과 닮았다.
물을 주고 햇빛을 보여주되,
바람도 맞게 하고, 때로는 비를 맞게도 해야 한다.
그 모든 순간이 쌓여야 단단한 줄기가 되고,
꽃을 피울 힘이 생기니까.


조금 더 유해지자.
실수하며 배우는 거지.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지만 또, 혹시 내 아이가 밖에서 손가락질받을 일이 생기진 않을까.
이 양가감정은 늘 내 안에서 싸운다.

아마 평생 고민하고 고뇌하며 살아가겠지.
그럼에도 나는 바란다.
내 아이의 생각 주머니가 작아지지 않기를,
마음의 그릇이 크고 깊은 사람으로 자라기를.

오늘도, 그 마음으로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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