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이 되기 전의 엄마가 그리워질 때를 위해
태어나보니, 세상은 참 놀라운 곳이더구나
태어나보니,
세상엔 재미있는 게 너무 많고,
세상엔 맛있는 것도 너무 많더구나.
엄마 뱃속에 있을 땐
그저 엄마의 품이 세상의 전부였지.
엄마와 이어진 탯줄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엄마가 보내주는 영양분을 받아먹고,
엄마 심장소리를 들으며,
엄마 목소리의 진동을 몸으로 느끼며.
그러다 세상에 나와 처음 마주한 이 낯선 공간에서
너희는 많이 놀라고 무서웠을 텐데,
그 모든 순간을 견디게 한 건
바로 280일 동안 함께했던 익숙한 목소리,
따뜻한 냄새,
그리고 엄마라는 존재였을 거야.
"아, 우리 엄마구나."
응애- 응애- 울다가도
엄마 품에 안기면 거짓말처럼 뚝 그치던 너희의 울음소리.
그 모습에, 엄마는 얼마나 벅차고 고마웠는지 몰라.
하지만 요즘 문득문득
엄마는 조금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
벌써부터 미디어의 재미를 알아버린 너희,
장난감에 열광하고,
어린이집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놀이가 더 신나고 행복한 너희.
이젠 집에서 엄마랑 노는 것보다
밖에 나가 뛰어노는 게 더 좋은 너희를 보며,
엄마는 살짝 멈칫하게 돼.
조금만 더 크면
엄마, 아빠보다 친구가 더 좋은 날이 오겠지.
그리고 그다음엔, 각자의 이성친구가 생기고,
또 언젠가는 너희도 지금의 엄마처럼
자기만의 가족을 꾸리게 되겠지.
그래도 아직은,
무얼 하든 엄마 아빠랑 하고 싶다고 말해주는 너희가 있기에
엄마는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더 깊이 안아보려고 해.
언젠가 내 곁에 너희가 없더라도,
엄마는 오늘을 기억할 거야.
언제든 추억을 꺼내어 외롭지 않도록.
너희를 사랑했던 이 마음이
영원히 흔들리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