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달래다 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본다.
젖은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묶고,
울다 웃다 지쳐버린 눈가.
낯선 듯, 낯설지 않은 모습.
그때 깨닫는다.
아, 내가 어디선가 본 얼굴이구나.
아침마다 내 이마에 손을 얹어보던 그 표정,
밥을 굶은 채 나를 챙기던 그 눈빛.
밤새 뒤척이며 내 숨소리를 확인하던 그 그림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이
이미 오래전 누군가의 손끝에서 반복되었음을 안다.
그 순간, 오래된 기억이 스쳐 간다.
어린 시절, 잠들기 전 이불을 덮어주던 손길.
늦은 밤, 열이 올라 뒤척일 때
불 꺼진 방에서 들려오던 낮은 기도 소리.
나는 그저 깊이 잠들어 있었지만,
그 시간 누군가는 나를 위해 깨어 있었다.
나는 오늘 이 작은 손을 잡고 있지만,
어제의 나는 또 다른 손을 붙잡고 있었음을 잊지 못한다.
“괜찮니?” 하고 묻던 그 목소리,
늦은 밤에도 불 꺼지지 않던 그 방.
돌아보니, 나의 하루는 늘 그렇게 지켜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모습은 다시 반복된다.
내가 눈물에 젖어 있을 때,
여전히 전해지는 목소리가 있다.
“밥은 먹었니?”
“몸은 괜찮니?”
나는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그 물음 속에서 여전히 아이로 남는다.
세상은 이렇게 이어진다.
어느새 닮아버린 표정,
손에 밴 익숙한 습관,
흔적처럼 이어진 목소리.
그 모든 것이 겹쳐져서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아이를 안고 있던 순간,
나는 나를 안아주던 그 품을 함께 느꼈다.
내가 걷는 이 길 위에,
이미 오래전 발자국이 남아 있었음을,
이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