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별에서 건너온 작은 발걸음
부모가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부모를 선택해서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직 말이 서툰 둘째 대신,
소통이 되는 첫째에게 물어본다.
“루다야, 엄마 뱃속에서 뭐 했어?”
“할머니랑 놀았지~”
“루다가 아가별에서 엄마한테 왔어?”
“응!”
“왜 엄마한테 왔어?”
“엄마랑 꼭 같이 가고 싶어서 왔지!
루리는 아빠한테 꼭 가고 싶어서 왔어!”
순수한 대답이었지만,
엄마 마음은 순간 멈춰 버렸다.
아가별에서 길을 찾아오는 아이들,
그 작은 영혼이 먼 길을 걸어
엄마 아빠를 직접 선택했다는 상상에
눈물이 날 만큼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그날 밤, 엄마는 아이들의 말을 곱씹으며
머릿속으로 동화 같은 장면을 그려보았다.
아득히 먼 하늘 너머, 아가별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들이 모여
자신이 머물고 싶은 등불을 고른다.
루다는 수많은 길 중에서
따뜻한 불빛 하나를 발견했다.
거기엔 늘 웃는 엄마가 있었고,
눈빛이 다정한 아빠가 있었다.
“엄마랑 꼭 같이 가고 싶어… 그래서 왔찌!”
그 말과 함께 루다는 별빛 위를 걸어
엄마 품으로 툭 떨어졌다.
루리는 조금 달랐다.
아가별에서 아빠의 웃음을 먼저 보았다.
멀리서도 환히 보이는, 믿음직스러운 빛.
“아빠한테 꼭 가고 싶어!”
루리는 반짝이는 별무리에 몸을 맡기고
아빠가 있는 세상으로 곧장 달려갔다.
그렇게 두 빛은 같은 집을 찾아와
엄마와 아빠의 품에서 다시 만났다.
작고 순수한 상상 같았지만,
엄마는 안다.
이건 단순한 아이의 말이 아니라,
진짜 마음의 언어라는 것을.
세상의 수많은 집들 중에
엄마 아빠를 선택해 내려와 준 너희들.
그 고운 발걸음이 너무 고맙고,
그 선택이 너무 눈부시다.
그러니 엄마 아빠도 약속할게.
너희가 선택한 이 길 위에서
끝까지 너희의 등불이 되어 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