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부러울 게 없는 나

늘 한결 같은 마음이 주는 힘

by 김우드


2025.10.15


세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았다.


정말 오랜만에 비가 그치고, 따뜻한 가을 햇볕이 집 안 깊숙이 스며들어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동안 컨디션이 떨어지고 무기력했던 이유가 날씨 탓도 있었나 보다. 집 안에 햇살이 드리우자마자 몸에도 활기가 도는게 느껴졌다. 모든 방의 창문을 활짝 열고 베란다에 나가 햇살을 맞으며 크게 기지개를 켰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도 번졌다. 그리고 문득 떠올랐다. '맞아! 3년 전, 우리가 결혼하던 날도 이렇게 날씨가 좋았었지!'


남편은 어제 퇴근하며 꽃다발을 들고 나타났다. 생각지도 못한 서프라이즈 이벤트였다. 나는 평소 표현을 잘하는 편인데도, 그 순간의 기쁨과 고마움을 충분히 다 전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회사에서 집까지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거리를, 퇴근길에 들러 꽃을 준비해왔다는 걸 떠올리니 마음이 뭉클했다.


어제 꽃과 함께 건넨 편지도 있었다. 늘 같은 종이에, 같은 모양으로 접어 주는 편지. 연휴 내내 나와 함께 있었고, 출근하자마자 바빴을 텐데 언제 썼을까 궁금했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월요일 아침,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한 이유가 편지 때문이었다. 긴 연휴 끝에 오랜만에 출근이라 더 자고 싶었을 텐데, 회사에 일찍 가서 나에게 쓸 편지를 적었다니, 그 마음을 생각하니 코끝이 시큰했다.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을 수 있을까.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면, 나에게 시간이 없어 편지를 못썼다고 이번만큼은 넘어갈 수 있었을텐데도, 남편은 늘 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


그러니 내가 뭘 더 바라겠어!

그런 사랑을 받는 내가, 세상에 뭐가 더 부럽겠어.

세상 부러울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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