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유난히 알차네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일들

by 김우드


2025.10.16


오늘 하루는 꽤 알차게 보낸 느낌이 든다. 별것 아닌 일들이지만, 평소 미루던 사소한 일들을 바로 해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 식기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내 바로 정리하고, 제습기 물통을 비우고, 세탁이 끝난 빨래를 바로 꺼내고, 냉장고 속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버리는 일. 그리고 다 죽어가는 식물에 물을 주는 것까지. 5분, 10분이면 끝나는 일들이지만, 늘 미루다 보면 매번 더 비효율을 만들곤 했다. (식기세척기 사용해야 할 때 그릇을 정리하는 것처럼)


그리고 드디어 여름 옷들을 정리하고, 가을, 겨울 옷을 꺼냈다. 일년에 두 번 하는 일이지만, 마음을 굳게 먹어야 실행할 수 있다. 예전보다 옷이 많이 줄어서 예전보다 시간이 적게 걸렸지만, 여전히 바지만 30장이 넘는다. 10월 안에 입지 않을 것 같은 옷들을 더 추려내야겠다. 프리랜서가 되면서 외출이 줄고, 제한된 공간 속에서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 옷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정리된 공간을 보니 마음까지 한결 여유로워졌다.


작년에는 경제 활동을 우선하며, 삶의 기본적인 것들을 뒤로 미루고 살았다. 먹고 자는 것 조차 뒤로 미루고 설거지와 청소까지도 뒷전이었다. 보이는 곳만 그럴듯하게 꾸며놓고, 보이지 않는 곳에는 먼지가 쌓여있었다. 집이 곧 직장이 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졌고, 그렇게 일상과 건강까지 잃었다.


일과 삶의 균형은 어느정도 되찾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기본적인 것들을 미루는 습관은 남아 있었는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오늘은 스스로 '미루지 말자'라고 마음속으로, 또 소리내어 말하며, 하나씩 해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는 루틴보다, 이렇게 일상의 작은 일들을 끝까지 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가 충분히 만족스럽고 의미있다는 것을 느꼈다.


유난히 알찬 하루였고, 동시에 유난히 피곤하네. 이제 얼른 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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