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괜찮았던 우중 라이딩
2025.10.17
갱신 신청한 운전면허증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오늘 오전 중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일어나서 쉴 새 없이 이런저런 일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오후 3시가 다 되어 있었다. '다음 주에 갈까..' 잠시 망설였지만, 마음을 다잡고 집을 나섰다. 날씨가 화창하길래, 자전거를 타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나는 자전거를 타는 것을 즐긴다. 며칠 전에는 공유자전거 정기권도 구매했다. 일정 금액을 내면, 15분간 무료로 30회를 탈 수 있는 구독권이다. 1회에 1,300원 정도로 너무 합리적이라 겨울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타보기로 했다.
다행히 아파트 앞에 구독한 공유바이크 브랜드의 자전거가 한 대 있었다. 경찰서까지는 4.4km. 지금까지 왕복 최대 4km 이내의 거리만 다녔던 나에게 작은 도전이었다. 출발하려는데, 청명했던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출발한 지. 1km도 안 돼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거 어쩌지..?'
나는 비나 눈을 맞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옷과 신발이 젖는 게 싫기 때문이다. 처음엔 빗줄기가 약해서 경찰서까지는 어떻게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갈수록 빗줄기는 굵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주변에 비를 맞으며 달리는 러너들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보여서 용기가 났다.
경찰서 근처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비를 맞는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순간 부끄러운 기분이 스쳤지만, 곧 생각이 달라졌다.
'옷이 젖는다고, 그게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나?
'어차피 아무도 나를 신경 안써!'
신호가 바뀌었고, 나는 에어팟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입으로 흥얼거리며 더 즐겁게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즐거웠다.
경찰서에서 운전면허증을 수령하고, 다시 공유 자전거를 빌렸다. 돌아갈 때는 비가 더 많이 내렸다. 점점 속옷이 젖는 게 느껴지고, 바람에 몸이 차가워졌지만, 이상하게 웃음이 나고 묘한 해방감이 밀려왔다.
집에 돌아오니 온몸이 축축하고 기운이 없었지만, 기분만큼은 상쾌했다.
'비를 맞으며 자전거 타는 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왕복 9km, 탈만 한데?'
한 시간 만에 이렇게 많은 걸 새로 느낄 줄이야.
경험하고 좋고, 싫음을 결정하자고 생각했다.
세상엔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