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들의 짜임새가 완벽해 어떤 상황에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우연과 오해는 영화의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예상치 못 한 상황들과 오해들은 영화 내에서 치밀하게 짜여진다. 두 주인공의 다른 시선들이 엉켜 이러한 복잡성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우연과 오해가 영화의 주제가 되지는 않는다. 영화의 초반부부터 후반까지 이 영화는 인물을 중심으로 인물에 대해 깊이 있게 해석하고 풀어낸다.
에릭로메르의 영화에서 자주 나타나는 우연이라는 요소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독특함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이는 오히려 과정이 아닌 인물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그들의 관계가 가벼운 것 또한 아니다. 앞에서의 인물 설정을 그대로 이용해 관계를 강화시키는 데에 또한 사용한다. 주인공인 잔느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촌얘기를 하고, 나타샤는 부모얘기를 한다. 인물에 대한 가치관을 설명하기 위해 다른 인물들을 이용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딱히 표면적으로 특별하게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이지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그것이 매력적이게 드러난다.
결국 철학적인 잔느와 아이 같은 나타샤의 만남 자체가 매우 재밌는 주제가 된다. 그 위에 이고르와 에브가 쌓일 때 관계는 더 촘촘해지고 단단해진다. 영화 내내 고민이 가득해 보이던 잔느와 나타샤의 결말은 거의 동시에 해결된다.
이 순간을 향해 다가온 것처럼 그 결말 또한 가볍게 나타난다. 이런 점이 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사상을 들여다보고 인물을 들여다보기에 최적인 배경과 주변 인물들의 배치가 영화를 완벽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