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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터로이드 시티 감상문

흑백과 컬러로서 대비되는 삶과 상상, 어쩌면 그 모든 것에 대한 처방전

by 조한서

흑백의 소개와 함께 시작되는 컬러의 연극 속 쨍하면서도 부드러운 색감은 영화 속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게 만든다. 새로운 곳에 가고 새로운 연극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연극 속과 연극 밖 모두 공통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새로운 장소에서 주인공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밖에서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작가와의 만남은 새로운 만남처럼 보인다. 연극은 계속되고 외계인이 나타나는 이상한 상황을 겪게 되는데 이는 밖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난 듯하다. 어두운 밖과 화려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연극 속 세계가 이루는 대비는 안과 밖이 겹칠 때 더 뚜렷하게 보여진다. 또 안은 따뜻하게 밖은 차갑게 느껴진다. 밖에서는 제대로 되는 것 같지 않고 뭔가 잘못된 듯이 흘러가서 주인공은 연극 속 세계에서 치유를 받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연극 중간에 나와버렸고 혼란이 생기게 된다.


이처럼 연극 밖의 주인공이 연극 안에 투영되는 것은 겉모습만 다르게 나타날 뿐 내면은 아주 비슷하다. 아름다운 색감으로 치유를 느끼면서도 그 차가움은 아주 깊게 다가오기에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든다. 주인공이 연극 밖으로 나왔을 때, 이전 자신의 아내 역할을 했던 사람, 즉 이별했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안과 밖이 마치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잠에 들어야 깨어날 수 있다는 대사를 뱉는 그녀의 모습에서 감독의 모든 의도가 드러나게 된다. 지친 주인공에게 연극은 치유였지만 그에겐 그저 잠시 쉼이 필요했음을 깨닫게 된다.


연극으로 다시 돌아갔을 땐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이전으로 돌아갔다. 기억만을 남겨둔 채 떠나는 애스터로이드 시티를 통해 주인공은 마침내 치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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