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이 책에는 ‘정상적인 여자’가 없다

by 사피엔




이 책에 등장하는 여자는

착하지도, 모범적이지도,

참고 살아낸 얼굴을 하고 있지도 않다.



오빠라는 호칭을 입에 올린 적 없고,

연애는 늘 어긋난 타이밍으로 끝나며,

통장 잔고는 비어 있는데

자존심만은 끝내 바닥나지 않는다.



가끔 욕을 한다.

가끔은 너무 정확한 말을 해서

분위기를 망친다.

그리고 그걸 수습할 생각이 없다.



세상은 이런 여자를

못났다고 부른다.

위험하다고 부른다.

이상하다고 부른다.



그래서 나는

그 호칭들을 변명하지 않고

그대로 제목으로 가져왔다.



이 시리즈는

‘잘 산 여자’의 연대기가 아니다.

‘눈치 보며 살아남는 법’을 배우지 않은

여자의 기록이다.



여기에는

연애 성공담도 없고,

자기계발의 공식도 없고,

끝내 괜찮아졌다는 결론도 없다.



대신 이런 것들이 있다.

웃지 못한 밤,

지인의 얼굴을 망설임 없이 망친 욕설,

사회적 자살처럼 보였던 선택들,

그리고

그 모든 이후에도

이상하게 계속 살아 있는 몸.



각 화마다

한 명의 ‘년’이 등장한다.



못난 년.

위험한 년.

이상한 년.



모두 같은 여자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여자일 수도 있다.



확실한 건 하나다.

이 이야기들은

도덕적으로 쓸모없다.

하지만 묘하게

계속 읽히는 타입이다.



그러니 경고한다.

이 책은 위로가 아니다.

공감도 아니다.

교훈은 더더욱 아니다.



이건

취향을 망가뜨리는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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