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반딧불이처럼
5월은 젊작의 달
책방지기에게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의 출간은 매년 큰 행사이자 화제다. 내가 처음 책방을 연 2023년에는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와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받아 들었다.
그렇게 부푼 마음을 가득 안은 채로 읽은 2023년의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막상 읽고 나니 이 무슨 알 수 없는 문장과 이야기의 향연이란 말인가..? 하는 감상으로 실망감도 아닌 혼란으로 나를 지배했다.
마치 운동장 열 바퀴를 뛴 후에 마신 물의 온도가 매우 미적지근할 때의 기분과도 같은 느낌이었달까.
알 수 없는 소설의 세계
그로부터 2년의 세월 사이에 나의 독서감상력이 향상된 것인지, 아님 공감과 이해력이 깊어진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이번 젊은 작가상 수상작이 나의 온도에 딱 맞는 작품이었던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이상하게도 2025년 젊은 작가상 수상집은 나를 정신없이 글 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2025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내게 미적지근함을 넘어 문장을 읽는 족족 때론 뜨겁고 또 때론 차갑게 스며들어왔다.
때는 바야흐로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는 2023년도 젊작 수상집이 출간되자마자 서점에 들인 후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은 채로 읽고서는 이 알 수 없는 실망감을 어쩌지 못하며, 당시 듣고 있던 문창과 수업 교수님께 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우연히 등굣길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마주친 교수님은 함께 같은 버스에 올라탄 후 내 옆자리에 앉으셨다.(내심 옆에 앉으실까..? 하고 기대를 하던 나는 그 순간 무척이나 반갑다 못해 몹시 기뻤다.)
그리고는 문학과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마구 나누었는데, 그 당시 내가 가장 재밌고 또 흥미롭게 듣던 수업의 교수님이었기에 - 이렇게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음 - 그 자체가 이루 말할 수 없게 신이 났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작가님(백수린, 김애란, 최은영)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신나게 하고 나서 자연스레 2023 올해의 젊은 작가수상작품집을 읽으셨는지 여쭤보게 되었다. 그리곤 기다렸다는 듯이 (실은 깊이가 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무척이나 고민한 끝에) 나로서는 소설들이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고, 소설에 공감도 잘 되지 않는다고 혼잣말처럼 털어놓고야 말았다.
아무래도 젊작에 선정된 작품이라면 꽤나 아니 상당히 훌륭한 작품임이 이미 공인된 거나 다름없는 것인데 내게는 왜 이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궁금해하는 나에게 교수님은 잠시 머뭇하시곤, 아무래도 공모전 수상 작품은 자극적이고 흥미가 확 돋는 이야기보단 무난하고 여러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하기에 그럴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실은 그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어딘지 모를 베이지색의 ‘대중성’을 떠올리곤, 괜히 경솔하게 나의 견해를 얘기했다고 오래도록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다시
그 실망감을 안고서 시간이 흐르자 나도 모르게 다음 해의 젊작은 그저 서가에만 꽂아둔 채 읽지 않게 되었고, 어느새 시간이 흘러 2025년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나의 책상 위에는 어김없이 올해의 젊작이 올려져 있었다.
“과연 올해도 젊작을 읽지 않을 것인가”하는, 책방지기로써의 책임감과 의무감 앞에서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궁금증이 몰려옴과 동시에 어느새 나는 이미 책을 손에 쥐고 있었다.
표지를 펼치자 눈에 들어온 여러 명의 수상작가들과 해설 평론가들의 이름 사이로 그때 나와 대화를 나눈 교수님의 성함이 보였다. 그와 동시에 찰나의 순간처럼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과 함께 버스에서 조용히 나눴던 그 짧은 대화가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이었나를 나는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대화는 오래도록 내 안에서 작은 반딧불이처럼 빛을 내며 자리할 추억이 되었다는 것을 그 순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