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 대한 푸념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갑자기 연재를 종료하려고 하니
마음이 많이 착잡하네요.
사실 직장에 있는 시간이
제 일상생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하루에도 제 마음속에 스쳐지나가는 직장에서의 감정과 생각들이 정말 많기에,
이 브런치북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도 많습니다.
그러나 계속 글을 쓰면서 제 마음속에서 갈등했던 부분들은
제가 특정 감정과 생각을 왜 갖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려면
사실 구체적인 상황들을 묘사해야 하는데
회사생활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묘사하기가 부담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제 프로필도 익명으로 하고 있고,
제가 어떤 경력들을 가지고 있는지, 무슨 회사를 다니는지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계속 직장에 몸담고 있기로 결정했다보니
제 정체(?)를 드러내는 게 개인적으로 큰 위험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공개했다가 제가 누구인지 회사사람들이나 관계자들 중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또는 제 글이 혹시나 논란이 된다면, 괜히 회사 생활이 어려워지지 않을까란 두려움이 계속 커진 것이죠.
그러나 점점 글을 쓸수록 제 회사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하지 않으면 글을 쓰는게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반론적인 이야기들은 소재가 한계가 있더군요.
구체적인 상황들을 써야 제 감정의 실타래를 잘 풀어낼 수 있을거고,
그렇게 해야 독자분들도 제 감정상태에 훨씬 잘 공감할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반론적인 이야기들로 비틀어서 글을 쓰려다보니
저 스스로도 감정이 동해서 쓴다기보다 껍데기만
있고 감정은 빠진 쭉정이같은 글이 되는 것 같아서 글을 몇 번이나 썼다 지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특정 회사와는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야기들이 있을테지만,
제 회사에만 적용되는 특수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회사일이 더 바빠지고 있고,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지 않으면
글이 잘 안써지는 상황까지 온 것 같아서
너무나 아쉽지만 저의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내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고
저에 대해 솔직하게 많은 걸 드러내고 공감받고 싶었으면서도,
정작 저의 모습들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모순이
계속 저를 괴롭혔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제 직장생활 글이 알고리즘도 타고,
초반에는 에디터님 추천글로도 뜨는 등
호응이 좋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더 욕심내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제가 인지하고 있던 여러 문제점들이 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고
직장인이라면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도 있었구나란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을 알고,
글로써 익명의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지금도 그게 좋아서 계속 브런치스토리를 들락날락하는 것 같습니다.
전 이제 욕심을 버리고,
이 브런치북은 여기서 종료하려 합니다.
제 생각보다 알고리즘을 탔던 글들이 꽤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시 직장생활을 소재로 연재할 환경이 되면
직장생활에 대한 브런치북을 또 만들어서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