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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최종 경영: CORE, 시간을 지배하는 평온

에필로그

by 도진

존재의 이유를 묻다: 가치의 설계자


기업이 진정한 '위대함'에 이르는 순간은 창업주의 통장 잔고가 최고점을 찍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회사가 돈의 순환을 넘어 '가치의 순환'을 설계하고,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히 정의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는 단기 수익의 영역이 아니라, 기업의 '철학'과 '시간의 의미'를 후대에 물려주는 레거시의 영역이다.


부동산 또한 이 철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평생 집을 '돈의 단위'로 거래하며 투자의 성공 여부를 자산 증감액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묻지 않는 것이 있다. "이 집이 우리의 귀한 시간을 어떻게 담보하고 있는가?" 집은 단순한 시세의 합이 아니다. 그곳은 가족의 삶의 리듬이 깃들고, 아이의 성장과 노후의 평온이 스며드는 '영혼의 용기(容器)'이다. 그곳을 채우는 것은 돈이 아니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간의 가치'이다.


투자는 곧 삶의 경영이다. 그렇다면 투자의 궁극적 질문은 이제 하나로 수렴되어야 한다.


"나는 지금 돈을 벌고 있는가, 아니면 삶을 담을 시간을 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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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쪼개 사는 자, 시간을 자본 삼는 자


이 궁극적인 질문 앞에서, 인간의 삶은 극명하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리는 늘 빚 갚듯 시간을 쪼개 사는 사람과, 가치를 쌓듯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전자는 늘 단기적인 재정 목표에 쫓기며, 가장 귀한 자산인 시간을 비용처럼 소진한다. 그들의 시계는 언제나 촉박하며, 마음은 늘 불안하다. 이들은 시세의 불안에 삶의 평온을 맡기는 '가격의 노예'로 살아간다. 그들의 하루는 빚을 갚아나가는 고통스러운 과정일 뿐, 진정한 성장의 기회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철학적 투자자는 '시간을 자본(Capital)'으로 삼는 현명한 경영자다. 그들은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외부의 불확실성으로부터 내 삶의 평온을 지켜낼 '시간의 완충재'를 마련한다. 무거운 불확실성에 묶여 있던 삶을, 매달 규칙적으로 들어오는 현금 흐름으로 해방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곧 '시간 분산 투자'의 핵심이다. 주도권을 되찾은 그들은 평온 속에서 '시간의 복리'를 누리며, 시장의 소음으로부터 고립된 채 자신의 인생이라는 기업을 스스로 경영해 나간다.



레거시: 자산 이전이 아닌 가치의 물결


투자의 완성은 자산의 이전이 아니라, 가치의 이전에 있다. 레거시의 관점에서, 부동산은 자녀에게 물려주는 '비싼 물건'이 아니라 가족의 삶의 철학을 물려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들이 자산 이전(Asset Transfer)보다 '가치 이전(Value Transfer)'에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녀에게 수십억 원짜리 집을 물려주는 것보다, "우리가 왜 이런 투자를 했고, 그 결정 뒤에는 어떤 삶의 원칙이 있었는가"를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값진 유산이다. 그들이 물려받은 자산보다, 자산을 운용하는 '경영 마인드'와 '철학'을 깨닫게 하는 것이 진정한 CORE 레거시이다. 그 원칙, 즉 CORE 프레임워크는 돈을 넘어 삶을 완성하는 네 가지 기둥을 세운다.


Creation (창조): 은퇴 이후에도 계속될 새로운 삶의 패턴과 목적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 자산의 역할. 단순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창조하는 도구로서의 자산.

Operation (운영): 현금 흐름 관리로 삶의 불필요한 소요 시간과 마찰을 최소화하여 평온을 지키는 기술. 이는 곧 '시간의 자유'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한 운영 전략이다.

Relation (관계): 가족과 세대 간의 관계를 잇고, 공동체와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정서적 안식처.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관계의 유산.

Enabling (능력 부여): 다음 세대에게 '더 넓은 선택지', 즉 그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시간의 유연성'**을 물려주는 발판. 이는 곧 자본의 힘으로 시간을 살 수 있는 능력, 즉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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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경영: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라


투자는 결국 돈의 싸움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전략 게임이다. 현명한 경영자는 시장의 환호나 매일의 시세가 아닌, 자신의 인생 밸런스시트를 들여다본다. 그들은 자산의 증감보다, 자신이 소유한 시간의 질이 얼마나 깊게 개선되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수익률의 의미다.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동안, 당신의 시간은 오롯이 당신의 의지대로, 사랑하는 가족과, 성장에, 그리고 평온함에 배분되는 것. 즉, 투자로 인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그 만족도를 얻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역설적으로 줄어드는 상태를 의미한다.


돈은 당신의 수단이었을 뿐이지만, 시간은 당신의 전부인 자본이다. 이 소중한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삶을 완성하는 것이, CORE를 통한 은퇴 경영의 마지막 미션이다. 이 경영의 성공은 당신이 은퇴 이후의 삶을 얼마나 '자신만의 시간'으로 채워가고 있는지를 통해 증명된다.


이제 당신의 CORE는 무엇을 담고 있습니까? 돈입니까, 아니면 시간을 지배하는 평온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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