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의 소소한 육아토론
F 엄마인 나와 T아빠인 울 신랑의 육아토론(?)
우린 육퇴 후 아이들과 있었던 일들,
하루 일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아이들 육아에 관해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육아 참여도가 높은 신랑 덕분에
공감도 많이 되고, 서로 아이들에 대해 알아야 할 부분들을
잘 공유하며 키워 가고 있다.
최근
아이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들과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나와는 전혀 다른 우리 신랑의 이야기들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
글로 남겨본다.
열정 가득,
자체 동기부여가 늘 잘되는 '나'라는 엄마는
우리 아이들도 그래주길 바라는 사람인지라
아이들이 무언가 시작하고 관심 가지게 되면
좀 깊게 파고 그 분야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슴도치어미는 다 그런 거죠???)
그래서 오늘도 육아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업적도 만들어 위대한 인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아들도 딸도
남들이 불편하거나, 힘든 점들을 개선해주고 싶어
라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라
세상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을 하면
우리 아이들도 위인들처럼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행복한 상상을 자주 해보는데
그걸 신랑에게 이야기했더니
대문자 T인 신랑이 나에게 한마디 한다.
넌 아이들이 위대하게 살길바라니, 행복하게 살길 바라니?
사실 난 이 물음에
위대한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길 바래!!!!
라고
으름장을 놓고 싶었지만
그물음에 한번 멈칫하며 내 마음속에 이 질문을 다시 되새겨 보았다.
난 세상에 태어나면
내 이름 석자를 한 번쯤은 남겨볼 정도로 무언가 멋진 일을 해내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런 나의 생각이 자연스레
아이들의 미래에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들이 있는데
우리 신랑은 이런 나에게 늘 이야기한다.
다~~ 내려놔~
욕심을 내려놔~~~
난 욕심을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신랑은 자꾸 그것이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리는 일이라고 한다.
예전 부모님들이 자신이 하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혹시 나도 그런 건가? 하는 뜨끔한 맘이 들었다.
위대한 삶을 사는 것과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같을 순 없는 걸까?
왜 자신을 채찍질하며 뭔가 특별한 것을 이뤄내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이 드나?
여러 개의 물음표를 가지고 생각의 꼬리를 물어본다.
난 20대 시절
내 몸과 시간을 갈아 넣어서
일도, 나 스스로의 자립도 이뤄왔던 적이 있다.
뭔가 특별한 결과물을 낸 건 아니지만
그 치열함 속에서 나 스스로 자립한 것에 만족감과
보람 등... 성취감이 컸다.
그래서 그런지 그 힘든 시간들이 지금은 미화되어
좋은 추억이 되어있다.
뭐든 고통 없이는 이룰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다.
노력 없이 무언가 얻으려는 것이야 말로 욕심이 아닐까?
(물론 다 이룬 집안의 자녀로 태어나면 다른 말일 수 도있겠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위대한 삶과 행복한 삶이 결국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행복함의 기준이 꼭 힘들지 않아야 행복한 건 아니지 않을까?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내가 살아온 세상과는 결이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기본적인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위대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내가 무언가 해보려는 그 실행, 노력의 땀과 시간들은
예나 지금이나
내가 바라는 무언가를 해내거나 얻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 불가결의 법칙임을 알려주고 싶다.
요즘 아이들은 경쟁심도 욕심도 많이 없다고 한다.
풍족한 세상에서 경쟁하지 않아도
원하는 것들을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자라다가
세상 속에 던져지면 어떨까?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늘 아이를 키우며 내 맘에 중심을 잡는 부분 중 하나가
육아의 마무리는 '독립'이다라는 말을 늘 새기며 키우려 한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경험하게 하는 것.!
내 품 안의 자식이라
늘 좋은 것만 해주고 싶지만
'독립'을 위해선
사랑 빼곤 다른 것들은
조금씩 덜어내고, 부족하게 키우려 노력해 본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양육이다.
그렇지만 그것 만큼 위대한 일이 또 있을까?
나도 내 가정 안에서 매일 위대한 일을 해내며
오늘 하루도 살아간다.
위대하면서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