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으로 소비를 한다.
8월 한 달 생활비 가계부를 작성했다.
기존 고정비/ 정기지출 제외 하고
순전히 생활비 기록을 해보니 그동안 의식의 흐름대로 소비를 했다는 걸 발견했다.
밥 하기 귀찮고 몸이 힘들어서 >>배달시킬까?
SNS를 보다가 >>어머, 이건 사야 돼!?
아이쇼핑만 해야지 >> 이건 필요할 거야!
세일하네? >>많이 사둬야지.
온라인 세상과 오프라인 세상엔
우리를 유혹하는 소비거리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없이도 살 수 있고 필요한 만큼만 가지면 되는데
광고에 현혹되어 카드를 내밀고 만다.
8월 한 달간 나는
내 안의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기 위해
삼세번 고민하기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소비를 젤 제하고 고민하는
시간들이 마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같았다.
뭘 그리 고민하며 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 좀 진지하다.
왜 내가 그동안 고민하지 않고 소비를 했을까?
필요해서, 아니 필요를 만들어서 물질을 채웠다고 고백한다.
소비 단식의 마음을 먹은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6년 만에 이사를 준비하면서
온 집안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나의 민낯을 본 듯했다.
이 공간의 주인이 누구일까?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 이사준비 기간이었다.
넓은 공간 구석구석 쓰지도 않는
물건들이 잘 쌓여있었다.
어떤 정리프로그램에선
2년 동안 한 번도 꺼내 쓰지 않거나 입지 않으면
앞으로도 안쓸 물건이라고 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살아가는데 단순하게 살면
물건이 그렇게 많이 필요치 않는데
알면서도 살면서 그걸 자꾸 잊는다.
그래서 난 이사 온 집에서는
자주 비움을 실천하고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닌 숨은 물건 다시 보자~!
공간이 생기면 숨 쉴 틈이 생긴다.
빈 공간이 주는 여유가 있다.
머릿속이 가득 차면 가부하가 걸리듯
내 집안도 가득 차면 가슴이 답답하다.
주기적인 비움의 시간들을 가지며
난 또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그리고 소비에 대한 자세도 달라진다.
내 집에 들일 물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2025년 남은 하반기는
소비 단식과 비움을 꾸준히 노력해 봐야지.
5개월 뒤엔 이 행위들이 불편하기보단
자연스러워져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