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오늘은 요즘 배우는 골프 코치님께 들은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보려 해요.
저는 이제 한 달 차 골프를 배우고 있는 골린이랍니다.
저를 알려주시는 코치님께서는 미국국적 한국인으로
8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셔서
프로 골퍼로 활동하시다. 현재 65세의 나이지만
현업에서 코치로 활동 중이세요.
소비이야기에 왜 갑자기 골프인가? 하겠지만
전 평소 자산관리. 투자. 미래가치. 등..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지혜를 가진 분들을
만나면 늘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는데.
어느 날 운동을 배우다가 부부 돈관리에 대해 이야기
나누게 되었어요.
그런데 코치님 왈
한국은 이상해~
왜 니지갑 내 지갑 합쳐서 쓰는 거야?
미국은 아무리 결혼해도. 어카운트 따로 가지고 있고
각자의 재산관리 따로 해~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데 그걸 왜 합쳐~
이상해~
라고 하시는 거였죠.
그런데 전 뼛속까지 한국인이라
사실 당시엔 뭐지???
코치님의 생각이 좀 특이해 보였지만
집으로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들이 가지는 문화가 나쁘지는 않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가정은 맞벌이를 하든,
외벌이를 하든,
통장을 합쳐 관리하는 것을 미덕(?)으로 살고 있지요
재테크 강의나, 책을 보아도
통장을 합쳐서 관리해야 세는 돈을 막는다!
라고 자주 등장하는 조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각자 다른 환경 다른 소비습관 다른 경제관념을 가진
부부가 만나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시키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강요, 간섭으로 여겨질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요즘 결혼하시는 젊은(제 기준에 20대 후반^^)분들은
각자의 통장을 따로 관리하고
집안의 비용은 공용 재정비통장에 따로 입금해서
그 통장으로만 생활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코치님 말처럼
형식상 서류상 가족이지만
피하나 섞이지 않은 남은 남이기에
오랜 기간 사람의 인생은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니
각자 관리하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받아들여서 적용하기엔
아직은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 같긴 했어요.
그리고
코치님께서는 일찌감치 프로골퍼로 활동하셔서
자신의 자산이 많은 분이신데,
늘 하시는 말씀이
한국인들 너무 허세 부려~
외제차가 너무 많아~
하며 넋두리를 하시더라고요.
미국인들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자산을 소유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고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내실을 가진
부자들이 많다는 겁니다.
그 이야기를 하시는데 제가 좋아하는 워런버핏할아버지가 생각나더라고요.
워런버핏할아버지께서 한국어를 할 줄 안다면
전 밤새워 질문하고 그분의 지혜를 좀 더 가까이 배우고 싶은데
그분도 워낙 근검절약하신 투자가이자 자산가로 유명하죠.
사실 우리나라는 남에게 보이는 시. 선. 에 많이 영향을 받긴 합니다.
그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것보다 과하게 살아가는 삶들도 많다고 하죠
(사실 제 주변엔 잘 없어서 아니면 몰라서 정확하진 않지만..)
카푸어, 하우스 푸어, 베이비 푸어..
예전엔 자신이 가치를 두는 관점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도 했지만
아이를 키우며 저의 마인드도 점점 변화하는 것 같아요.
보이는 물질적인 것보다
내 안의 심지가 굳게 잘 다져진 사람이 찐이라는 걸
40대가 되어서 점점 더 확실하게
깨우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에 가치를 두시나요?
자신의 만족도를 채우는 그 어떤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고민해 보는 시간을
자주 가지며, 좀 더 나은 선택을 하는 삶을 살아가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