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apse
당신은 평생 모를 말들을 내가 사는 세상의 언어로 보냈던 날.
속을 모조리 토해내고도 남은 불면이 빌붙어 기생하던 날.
공허에서 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채우려 뱉어낸 것들을 빈속에 도로 주워 담았던 날.
그런 날들과 내가 모여 결국 파행으로 치달았던 순간.
순간은 현상.
현상의 다른 말은 해상도가 저하된 사랑.
재난에 가까운 감정은 폭력이었고 와전된 결말은 뒷맛이 좋지 않았다. 나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종말을 꿈꾸기 시작했다. 죽음은 인간의 그림자를 완전히 잡아먹고 크기를 키워내다 어느 순간 그 자취를 감춰버린다. 소산은 순간이고 기억은 오래도록 남는다.
신이 인간에게 내리는 저주이자 죄악이며 또 다른 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