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향수, winter garden

by own scene

나는 정원에서 도슨트를 하고 있다. 겨울의 정원은 형태만 남는다. 봄이나 가을처럼 볼거리가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관람객에게 조금이라도 풍성한 경험을 전해주고픈 욕망이 있었다. 내 설명을 듣는 사람이 오래 기억에 남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그래서 여섯 번째 향수에는 겨울의 정원 향을 담았다. 열매도 꽃도 잎도 하나 없이 나무만 서 있는 풍경. 수분기 하나 없이 메마른 흙. 여기에 사찰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향불을 더하고, 매서운 겨울 바람과 소나무 향을 겹쳤다.


이 날은 수업이 길어지면서 다른 수강생과 나란히 앉아 조향을 했다. 선생은 그에게도 같은 주제를 부여했다.

"겨울의 색을 향으로 담아보세요."

그는 일랑일랑을 메인으로 향을 만들었다.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포근하고 따뜻해서, 처음에는 연상이 되지 않았다. 그는 "봄을 기다리는 도시의 겨울 냄새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먼지와 매연이 흩뿌연 겨울 공기 깊숙한 곳에 꽃 향을 숨겨두었다는 설명이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겨울이었다. 나의 정원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라 더욱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단순한 꽃냄새가 아니라 묘하게 고급스럽기까지 했다.


내가 만든 향은 시향지에 뿌려 관람객에 나눠줄 요량이었다. 하지만 정원 측에서 제지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결국 내 몸에만 뿌리고 도슨트를 했다. 사람들이 정원의 향이 좋다고 말할 때마다, 나 홀로 조용히 만족했다. 그 향은 사실, 내가 만든 건데.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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