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낸 나에게 박수
나는 늘 앞으로 가야만 했다. 멈추느니 차라리 주저앉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나에게 더 잔인했다.
"어제보다 나은 나."가 되고 싶었다. 이 말은 원래 나를 쌓아가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했다.
어제는 열심히 살았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어제는 웃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우울할까.
어제는 멋졌는데, 오늘의 나는 왜 이럴까.
어떤 날은 어제의 나를 질투하기까지 했다. 어제의 내가 더 멋지고, 더 유능하고, 더 완성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런 날들이 쌓이며, 점점 어제를 이기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나는 천천히 침몰했다.
매일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짓눌렀다.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건 곧 실패라고 여겼다.
결과적으로 작은 진전도, 작은 성취도 보지 못했다.
늘 부족하고, 늘 아쉽고, 늘 미완성인 나만 바라봤다.
축구에서 골을 넣으면 세레모니를 한다. 그것은 자랑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인정이다.
‘내가 해냈다’는 것을 팀에게, 관중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시간이다.
선수는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동료들과 껴안고, 관중에게 손을 흔들고, 가슴을 치며 성취를 만끽한다. 첫 골이든 마지막 골이든, 쉬운 골이든 어려운 골이든 상관없다. 골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나는 인생에서 골을 넣어도 세레모니를 하지 않았다.
‘이 정도로 좋아할 일은 아니야.’ ‘아직 갈 길이 멀어.’ ‘다른 사람들은 더 잘할 텐데.’
이런 생각으로 내 성취를 스스로 무시했다. 마치 골을 넣고도 고개 숙인 채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처럼.
하지만 세레모니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순간의 기쁨과 성취감이 다음 골을 넣을 동력이 된다는 것.
자신을 인정하는 경험이 쌓여야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는 것.
요즘 생각이 바뀌었다. 무언가를 이루는 사람도 멋지지만,
무언가를 지켜내는 사람도 참 멋지다.
가족을 책임지는 사람의 등이 멋있다.
매일 출근해 성실히 일하고, 퇴근 후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주말엔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
드라마틱한 성공은 없지만, 그 일상의 무게와 책임감은 아름답다.
비 오는 날에도 운동을 나가는 사람이 멋지다.
피곤한 날, 귀찮은 날에도 운동복을 입고 나가는 사람.
커다란 변화가 없어 보여도, 그 꾸준함 자체가 성취다.
도전을 이어가는 사람도 멋지다.
매번 성공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사람.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는 세레모니가 필요하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그들만의 세레모니면 충분하다.
인생도 똑같다. 실천했다면, 루틴을 지켰다면, 작은 성공이라도 해냈다면,
그 순간을 지나치지 말고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야 한다.
오늘 계획한 일을 다 했다면 박수.
일주일 동안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면 박수.
미뤄뒀던 일을 해결했다면 박수.
힘든 하루를 버텨냈다면 박수.
누군가에게 친절했다면 박수.
새로운 것을 배웠다면 박수.
이런 것들이 사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축구에서도 쉬운 골과 어려운 골은 똑같이 한 점이다.
인생에서도 작은 성취든 큰 성취든, 나를 앞으로 이끄는 힘이다.
세레모니는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인정이다.
‘오늘도 수고했다’, ‘이만하면 잘했다’, ‘나도 해낼 수 있구나’라고 말해주는 시간이다.
지속 가능한 실천은 자기를 인정하는 힘에서 나온다. 나는 그것을 몰라서 멀리 돌아왔다.
자기를 몰아세워 얻은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자기를 격려하며 쌓은 성취는 단단하다.
어제의 나와 비교하지 말자.
어제는 어제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나였고, 오늘은 오늘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나다.
서로 다른 하루를, 서로 다른 환경 속의 나를 비교하는 건 의미 없다.
대신 오늘의 나를 인정하자. 완벽하지 않아도, 부족해도, 실수해도.
그럼에도 하루를 살아낸 나를 축하하자.
오늘 수고했다면,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라.
오늘을 버텼다면, 버텨냈다고 말하라.
노력했다면, 정말 애썼다고 말하라.
인생에도 세레모니가 필요하다.
축구 선수가 골을 넣고 기뻐하듯, 우리도 오늘의 성취를 축하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작은 세레모니들이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된다.
이제 나는 나만의 세레모니를 만들어가고 있다.
계획한 일을 마치면 좋아하는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운동을 끝내면 거울 앞에서 “수고했다”고 말한다.
글 하나를 완성하면 잠깐 창밖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하루가 끝나면 따뜻한 차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한다.
세레모니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작은 의식들이 나를 바꾸고 있다.
이제는 성취를 무시하지 않는다. 작은 발전도 알아차린다.
축구 선수가 골 세레모니를 하듯,
나도 인생의 작은 골들을 축하한다.
그것이 나를 계속 뛰게 하는 힘이다.
당신도 오늘의 성취에 박수를 보내라.
그 노력이 충분히 아름다웠으니까.
'그리고 내일도, 그 박수 덕분에 다시 걸어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