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태주 시 <대답>
예전에는 해가 바뀌는 걸
큰일처럼 여겼어요.
새해가 되면
마음에 드는 예쁜 다이어리를 새로 사서
계획을 빼곡히 적고 목표를 정하고
더 나은 내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었죠.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 모든 의식에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저는 더이상, 다이어리를 사지 않습니다.
내일을 위한 목표보다는,
오늘을 잘 살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 저의 마음을
나태주 시인의 시 <대답>이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누군가 새해에는 당신
어떻게 살겠느냐 더러
물어올 때
한결같은 대답은
내일도 오늘처럼
내일도 지금처럼"
나태주, <대답>
거창한 계획 없이
오늘처럼, 지금처럼
소박하고 진실하게
오늘 하루를 살아가겠다는 대답.
그 말이 참 따뜻하고 진실하게 울립니다.
우리는 알고 있지요.
계획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 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로운 무언가를 덧붙이기보다
이미 잘하고 있는 오늘을
꾸준히 이어가는 일이
더 어렵고 귀한 일이라는 것을요.
새해라고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의 나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나태주의 시 <대답>은
조용하면서도 단단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제의 연속으로 살아가는 삶.
그 안에도 충분한 의미와 빛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