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한국이 그리워지는 여행이다
외국에 나가게 되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더욱이 역사적으로 감정이 좋지 않은 일본에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의 마음은 더 심란해진다. 비행기에서 내려 일본 입국 심사를 할 때 지문인식, 동공 인식을 한다. 외국인이 일본에 와서 범죄를 저지르면 다시는 못 들어오게 하는 방법으로 실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것 없이도 한국사람으로서 다른 나라에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나의 작은 실수가 한국 사람은 다 그렇다는 인식을 심어줄까 봐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진다.
아침 방송에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더빙이었지만 이미 봤던 드라마인지 내용은 알아서 재미있었고 드라마를 잘 만드는 우리나라가 참 자랑스러웠다. 일본 드라마도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 과장된 연기가 조금 오글거려서 보기 힘들다. 방영되는 드라마는 사극이었고 일본 사람들도 우리나라 사극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한복을 입고 나오는 드라마가 한국의 전통적인 미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여기 있는 동안 본 일본 방송의 느낌은 나이 든 아저씨 방송인이 많다는 것이다. 늦은 밤과 이른 아침에만 텔레비전을 봐서 그런 건지도 몰라도 뉴스, 예능, 광고 등에 전반적으로 아저씨들이 주가 되는 방송이었다. 그래서인지 텔레비전을 별로 오랫동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언어의 문제가 아닌듯했다. 갑자기 우리나라 예쁘고 매력적인 연예인들이 보고 싶어졌다. 배우들, 방송인들도 우리나라가 더 예쁘고 멋있는 것 같다.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나도 조금은 외모 지상주의인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배 부부가 맛있는 한국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나를 데리고 가주었다. 한국적이고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맛있는 해물파전, 돼지갈비, 해물탕과 정갈해 보이는 밑반찬까지 나왔다. 일본 음식을 얼마 먹지는 않았지만 한식을 먹으니 너무 좋았다. 식당 분위기도 한국식으로 해 놓았고 사장님도 한국 분이시다. 음식도 한국에서 공수하는 것이 많다고 했다. 음식 주문도 우리말로 하고 한식을 먹고 음식점 벽에 붙어있는 소주 광고 전단지를 보고 있으니 마치 한국의 어느 식당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그리고 다양한 시대별 한국 가요가 흘러나왔는데 후배와 내가 모르는 노래를 후배 신랑분께서 안다고 했다. 갑자기 우리는 여기서 세대 차이를 느낀다면서 깔깔 웃었다. 한국을 느끼기에 너무나 만족스러운 분위기였다. 나는 짧은 여행 중에도 한국이 생각나는 데 이곳에서 터를 잡고 사는 한국인들은 얼마나 한국이 그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나라를 떠나 보고 나라를 그리워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