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일본 여행 2014

5 나 혼자 여유로운 여행이다

by 은하

나 혼자 타지에서 돌아다니고 있다. 남들은 다 그들의 일상을 준비하는 바쁜 아침에도 나는 혼자 여유롭다. 식구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할 일도 없고 편의점으로 가 간단하게 나만의 아침 식사를 고른다. 후배는 아침에 밥을 잘 안 먹는다고 해서 나 혼자 알아서 먹을 테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고 편의점으로 왔다.


일본 편의점은 손님이 데울 수 없도록 전자레인지가 직원이 서있는 카운터 뒤에 있었다. 친절한 편의점 여직원이 도시락을 데워서 준다. 한국이었다면 이것마저도 내가 했어야 할 일이었다. 직원이 봉투에 넣어준 도시락을 들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도 직장인들은 바쁘게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학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등교한다고 바쁘다. 비 오는 날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서 곡예를 하듯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낯설다. 하지만 자전거를 잘 못 타는 내가 볼 땐 대단한 재주처럼 보인다. 나는 이들 사이에서 돌아다니고 있지만 마치 투명인간인 듯 그들에게 내 존재가 인식되지 않는 듯하다. 대부분 일본 사람의 특징이 그러하듯 다른 사람에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딱 내 스타일이다. 한국은 어째서인지 사생활 간섭이 너무 심한 것일까? 오지랖도 넓고 왜 그렇게 다른 사람을 신경 쓸까? 혼자 다른 행동을 한다고 그 사람이 틀린 것은 아닌데 말이다. ‘다른 것’과 ‘틀린 것’ 많은 한국 사람들은 말할 때도 그렇고 특히 그 둘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술관 관람을 위해 갔던 미술관 건물 1층에 마침 레스토랑이 있었다. 입구에 가서 메뉴판을 보니 모든 메뉴가 먹음직스러웠고 런치코스도 맛있어 보였다. 다행이었다. 마침 배가 고파와서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입구에서 보니 대기석들이 보이고 앞으로부터 몇 명이 앉아있었다. 아마 대기줄 인가보다 하며 나도 그들 뒤쪽 의자에 앉았다. 한국이었다면 그래도 문을 열고 들어가서 혼자 앉을자리가 있는지 물어봤을 텐데 난 일본어를 하지 못한다. 그것보다는 여기는 조용하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기다리는 문화인 것 같아서 같이 조용히 기다렸다. 어떤 일본인 두 사람이 나에게 와서 여기 기다리는 줄이냐고 물어보는 듯했다. 나는 그냥 눈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들도 내 옆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나는 갑자기 이 줄이 음식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한 사람씩 들어가는데 내 앞의 세 사람도 혼자 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혼자 온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는 것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한국에선 바쁜 점심시간에 혼자 오는 사람들이 많으면 합석시키고 해서 여기도 자리가 없으면 그렇게 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입장을 했는데 큰 테이블에 전부 혼자 앉아있었고 나도 혼자지만 큰 자리 하나를 주었다. 이렇게 영업을 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조금 부담이 되었다. 혼자 하는 식사에 눈치를 보는 사람도 없었고 눈치를 주는 직원도 없었다. 나는 조금 신경을 덜 써보기로 했다. 그리고 식사를 즐기기로 했다. 혼자 밥을 먹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식사 속도를 맞출 필요도 없고 불필요한 대화를 할 필요도 없었다.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해서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여유롭게 혼자 하는 식사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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