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여행이 4달 살기가 된 사연
나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리어로 합격했지만,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대를 선택했다.
(자세한 내용은 금요일 연재 '전 호텔리어, 현 초등교사' 에서..)
항상 마음 한편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다.
만약 그때 싱가포르에 취직해서 살았다면 내 삶이 어땠을까?
교대 4년을 마치고 임용 합격 후, 발령 전까지 시간이 생겼다. 나는 기간제 교사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리고 선택하지 않았던 나의 삶에 대한 궁금증 하나로 무작정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처음에는 2주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여행을 계획했다. 그냥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보고 싶었고, 그곳에 내가 일하고 있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2주동안 지내면서 싱가포르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 항상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어딜 가도 내가 주류가 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몇 달을 있어도 외국인, 여행객인 것만 같은 기분.
하지만 싱가포르는 달랐다. 공용어 중 하나가 영어라 모두가 영어를 할 수 있어 생활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또한 같은 아시아인이기에 내가 돌아다녀도 외국인이라는 티가 나지 않았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묻혀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매력이었다.
2주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싱가포르를 잊지 못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기간제 선생님으로 근무하며 돈을 다시 모았다. 목표: 싱가포르 1달 살기
다시 싱가포르로 떠났다. 1달 동안 싱가포르에서 정말 즐겁게 지냈다. 친구들도 사귀었고, 서울보다 조금 큰 싱가포르를 4주동안 정말 구석구석 볼 수 있었다. 4주 후, 나는 미련없이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1달동안 많이 친해진 헝가리 친구 쥴리가 제안했다.
너 어차피 한국에 지금 꼭 가야 하는 거 아니잖아? 가지 말고 여기 더 있어!
나는 지금 남자친구와 같이 살고 있는데, 원래 6개월 계약해놨던 방이 지금 비어있어. 거기서 공짜로 지내도 돼! 가지 말고 나랑 놀자!
이 물가 비싼 싱가포르에서 공짜 숙박이라니...한국에 꼭 돌아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나도 싱가포르가 좋으니까...
에라 모르겠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날려버렸다.
부모님께도 말씀드렸다.
몇 달만 싱가포르에서 더 살고 올게요!
나도 참 대담했다.
4달을 살아보니 2주 봤던 삐까번쩍 싱가포르 뒤에 숨겨진 많은 것들을 알게 됐다.
싱가포르 친구들,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하며 현실적인 싱가포르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래 도시' 같은 느낌만이 다가 아니었다.
여행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진짜 싱가포르를 만났다.
부자나라 뒤에 숨겨진 빈부격차
치열한 교육 현실
조심스러운 정치 이야기
젊은이들의 문화
작은 섬나라 사람들의 여행
다음 주부터 싱가포르의 진짜 모습을 하나씩 파헤쳐보려고 한다. 여행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들을 들려줄 예정!
과연 싱가포르는 정말 완벽한 나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