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의 수준이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한다.
보통 초등 1학년~3학년 때 사회 과목을 교육하기 시작하면서 기초적인 '의식주' 개념에 대해 가르칩니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에게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뭘까?' 하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의식주요!' 하고 잘 대답하곤 하지요.
그렇다면... 요즘 사회에서 '옷과 음식과 집'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돈'입니다.
학생들과 의식주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보니, '사람이 살아갈 때 꼭 필요한 것은 돈이다'라는 것을 초등 1학년때부터 주입받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는 예전 농경사회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자급자족'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돈' 없이는 살아나가기 어렵고, 수많은 가치들이 '숫자'로 증명되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신(神)'은 '돈'이다!라는 말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돈'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해서 잘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과거에 비해 풍족하게 생활하고 있는 요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경제에 대한 교육이 더욱 세심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이 '의식주'라는 단어의 본질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기 위해 옷이 필요한 것이지,
옷을 사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며
살기 위해 음식이 필요한 것이지,
음식을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집이 필요한 것이지,
집을 사기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돈'은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수업을 하며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좋은 '가치관'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치관
價値觀
: 값 가, 값 치, 볼 관
價(값 가)는
人(사람 인)과 賈(장사 고)가 결합된 한자입니다.
賈의 윗부분은 물건이 놓여있는 모양인 襾(덮을 아)와 돈을 의미하는 貝(조개 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인이 물건을 잘 살펴보고 값어치를 매긴다'는 뜻으로
사회적이나 경제적인 기준에 따라 값을 매기고 평가하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 가격, 정가, 고가, 저가, 염가, 감가상각, 평가 ] 등의 어휘로 파생됩니다.
値(값 치)는
人(사람 인)과 直(곧을 직)이 결합된 한자로
'사람이 자신이 정한 곧은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
즉, 객관적인 가격보다는 어떤 존재나 행위가 내포한 '존재가치'를 표현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 목표치, 기대치, 가중치, 최대치, 극치, 수치 ] 등의 어휘로 파생됩니다.
觀(볼 관)은
큰 새를 뜻하는 雚(황새 관)과 見(볼 견)이 결합하여
'높은 시야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행위' 또는
'어떤 대상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해석의 방식이자 시각'을 의미합니다.
視(볼 시)가 단순히 '보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 시청, 시각, 근시, 난시, 원시 ]
觀(볼 관)은 세상에 대한 해석의 틀과 고유한 관점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가치관'이란
사람이 사물이나 행위, 존재에 대해 무엇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를
'자신만의 기준과 관점'으로 바라보며
삶의 방향과 선택을 이끄는 내면의 나침반과도 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상에서 말하는 가치'도 알아야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의 '가치관'의 수준이
그의 '가치'를 결정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도 돈을 많~이 벌고 싶습니다! ㅎㅎ
돈이 있어서 멋진 사람이 있고, 돈 때문에 멋 없어지는 사람도 있지요. 돈을 멋지게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돈으로 산도 사고 땅도 사서 나무를 많~이 심고 싶어요. 지금부터 틈나는 대로 꾸준히 심어도, 한평생 지구 위에서 쓰고 가는 나무그루 수를 채울 수나 있을까요. 우리는 한평생 의식주를 비롯한 소비와 소모만 하고 가는 건 아닐까요.
한 사람의 인간이 평생 동안 소비하는 것의 평균값을 구해 보면
나무는 약 500그루, 물은 약 50,000톤, 석유 약 400배럴, 곡물 80톤, 육류 약 7,000마리...라고 합니다. 탄소 배출량으로 따지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약 500~1,000톤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나무가 약 5,000그루~10,000그루는 필요하다는 계산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단순하고 당연한 '일상'이 아니라,
지구로부터, 또는 누군가의 노력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라는 걸
더욱 중요하게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몇 년의 진행속도를 보면 앞으로 AI 시대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펼쳐질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그들이 인간을 대체하여 직접 노동해야 하는 시간을 단축해주고, 생산성을 끌어올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노동은 대신해주는,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되고 세상 전체의 노동력이 저절로 굴러가며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줄어들고 좀 더 고차원적인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더욱 개발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나리오입니다.
AI가 인간세상을 파멸로 이끌지도 모른다고 보는 <기술 비관론적> 시나리오도 우세합니다. AI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결정하는 능력이 고도화되어 인간이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거나, 더 이상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외우지 않고, 결정하지 않아도 되면 인지능력이 퇴화할지도 모릅니다. AI가 생산성의 향상은 가져오겠지만, 그 이익이 특정 자본가나 기업에만 집중되어 경제적 불균형이 심화되면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아무런 '쓸모없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인간이 '생산하지 않고,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결정도 하지 않는다면'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잃고 공허함이 크게 몰려올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는,
기계와 인공지능을 만들고 다루어낼
'사람의 수준'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칼이 요리도구가 될 수도 있고
무기가 될 수도 있듯,
인간의 철학, 윤리, 제도,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기준이나 철학 없이 기술만 극대화 된다면 파멸로,
아니면, 인류의 삶뿐 아닌 나아가 전 지구적 생명체의 삶을
새롭게 개선할 르네상스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사람이 살아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에 대한 교과서 대답의 재구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은 : 사랑, 감사, 배려,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성장과 발전'이라 가르치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선생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제 삶을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어 나가는 나침반입니다.
아이들과 '의식주'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지, 나는 과연 살기 위해 먹고 있는지 아니면 먹기 위해 살고 있는지 ㅎㅎ 이야기 나눠보곤 합니다. 인간에게 '의식주=돈'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지도요. 살면서 만날 크고 작은 다양한 선택의 순간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선택하게 될테니까요.
또한, 부모님께 받고 있는 '의식주'의 혜택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감사함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저도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