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위로 날아가는 흰 장미잎이
오목 같은 두 손에 쥐고 있자니 이 손 모두 동상으로 잃을 것 같아 놔 버렸다. 이 추위의 근원을 이제
놓았으니 꽁꽁 얼어붙은 바다도 모두 녹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두고 온 언덕 설원되어 바람 나부끼는데.
그럼에도 제 바다는 다 녹아내릴 줄 알았던 갑지. 어리석게도 말이야. 마치 첫눈같이 아름다웠던 흰 장미는
손에서 저 멀리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모든 걸 꽁꽁 얼려 놓았다.
철을 타고 지나가는 종달새가 놀라 네게 물어보겠지. "겨울 다 놨단 바다가 왜 아직도 얼어 있니?
네 온도는 아직도 많이 차갑고 아프구나.". 그 말에 속이 제대로 찔려. 이제 녹을 일만 남았다 자부하던
속이 그의 날갯짓, 지저귐에 무너졌다. "맞아. 나 아직 추워. 아직 따뜻해질 수 없을 것 같아.".
짝을 잃고 슬피 우는 늑대의 통곡 소릴 들어 보았는가? 짐승도 사랑의 고통에 그리 아파하는걸,
제는 어떠하겠나.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조약돌 같았어. 아무렇지 않게 날아왔을 그 돌이 잔잔하고 평화로움을
띄우고 있던 수면에 파동을 준다. 그 궂은 파문에 중심을 잃어. 돌을 가라앉히고 일렁임이 사그라들 때까지, 호수가 속을 진정하려 화를 삭히지. 눈물을 삼켜. 눈을 감아. 손을 모으고 기도해. "제가 다시 예전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세요.".
그 간절함이 하늘 끝에 닿아 이루어질 수 있기를. 그 알량한 찰나에 너무 깊이 빠져버렸네. 바다의 속이 왜
상하겠나. 그만큼 제 속 깊은 곳까지 끌고 가 그를 안았던 거야. 미친 듯 나부끼던 바람에도 두려워하지
않았었어. 흔들리는 가짓소리는 오히려 안정감을 줬어. 그 속에 품고 있었을 때 말이야. 그 바다가 언제
따뜻해질진 저 하늘도 모른다. 허나, 그저 녹아내려, 다시 흐를 수 있을 모습이 되길 바랄 뿐.
수필 - 2025.05.13
옮김 -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