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남편이 현관문을 열며 휴대폰에서 음악을 틀었다. 그 순간, 낯선 멜로디가 내 귀를 파고들었다.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는 곡이었다. 마치 어느 드라마의 OST처럼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음악, 너무 좋은데?”
나도 모르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남편이 조심스레 말했다.
“가사는 당신이 쓴 글에서 가져왔어. 작곡은… ChatGPT.”
놀라움과 감탄이 겹쳤다.
“정말? 이렇게 만들어서 수입 음원 콘셉트로 내도 손색없을 것 같은데?”
남편은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며칠 뒤, 또 다른 곡을 들려줬다.
이번엔 좀 더 밝고 경쾌한 느낌이었다. 가볍게 마음이 들뜨는 그런 곡.
여전히 내 글이 가사였다.
“정말 ChatGPT가 못하는 게 없는 것 같아.”
내 감탄에 남편은 말한다.
“어떤 명령어를 주느냐가 더 중요해. 그걸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야.”
요즘 남편은 동영상 제작에도 도전 중이다.
“ChatGPT랑 영상도 한번 만들어보려고.”
슬며시 꺼낸 그의 말에 나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완성되면 꼭 보여줘!”
인공지능, AI, ChatGPT. 그 모든 기술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의 일상 속,
우리의 감정과 창작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 줄은 몰랐다.
처음엔 단순한 도구로 여겼던 AI. 이제는 어느새 우리 부부의 대화 속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끔은 남편의 창작을 응원하면서, 또 한편으론 ‘정말 이렇게 다 잘해버리면 인간은 뭐 하지?’ 그런 생각이 불쑥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 시작점은 여전히 '우리'다. 내가 쓴 한 줄의 문장이, 남편의 상상력에 닿고, AI의 손길을 거쳐 음악이 되고 영상이 되는 것. 그 연결 안에, 여전히 사람의 숨결은 살아 있다.
기술이 감정을 대신하진 못하겠지만, 감정을 더 넓고 다양하게 표현하게 도와줄 수는 있겠지. 그날 들었던 그 노래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