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이탈리아/스위스 여행 18.

18. 부러운 스위스 놀이터.

by 모루

아이는 피곤했는지 오전 내내 잤다. 저기요, 밤에 그렇게 주무시든지요.


부모님께는 슈탄저호른에 가보라 추천하고, 남편과 나는 아이가 잠에서 깨면 루체른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 숙소를 나와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갔다.


남편이랑 다닌 일정은 계획 없이 막 돌아다녀서 도무지 여행 정보랄게 없다. 목적지가 없기에 나도 지도를 볼 필요가 없고, 남편도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보지 않는다. 그게 오히려 좋다.



다시 시내로 내려와 이런저런 가게도 둘러보고, 오늘도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펠교도 만났다.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카페 맞은편에 있는, 어제 빨래를 기다리며 들렀던 놀이터에 가보았다.


그네를 태우고 싶어서 왔으나 인기가 너무 많아 포기했다. 그래도 자갈밭에서 놀고, 시소도 타고 한동안 즐겁게 놀았다. 원래는 모래밭에서 놀게 하고 싶었으나, 남편이 돌아갈 때 아이를 안고 가면 모래가 묻을까 봐 기각당했다.




우리나라는 모래밭조차 없애고 우레탄을 깔고 있는 추세인데 스위스는 모래밭은 물론이요 자갈밭에, 진흙탕도 있었다. 한 여자아이가 방수복에 장화까지 챙겨 나와 진흙탕에서 놀고 있었고, 그 옆에서는 참새들이 물을 마시며 놀고 있었다.


그런 친환경적인 놀이터가, 아이든 어른이든 새든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는 놀이터가, 그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너무 부러워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로또 당첨되면 스위스 한달살이 하러 올까. 그럼 우리 강아지는 어떡하지. 강아지들은 데려온다 해도 고양이들은 어떡하지. 고양이들은 평소엔 하나도 안 힘든데 이럴 때는 좀 고민이 돼.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했다.


아이가 자지 않아 1차 밤산책을 나갔다. 집에 오자마자 또 깨서 실갱이를 하다 결국 2차 밤산책을 나섰다.

남편이 아이가 엄마, 아빠 데이트 하게 해 주려고 안 자는 거라고 위로를 건넸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쯤 되니 좀 버겁고 힘들었다.

남편이 가고 나서도 계속 이렇게 투정을 부리고 떼를 쓰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