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아른 괴담록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고 한다. 사연 깊은 이야기가 듣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 자체에게 알 수 없는 힘이 있는 경우도 있다.
내 경우는 들 다 아니다. 나에겐 듣는 사람의 힘이 있다. 남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반드시 그 일이 생기게 만드는 그런 특별한 힘.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힘을 좋은 일에 써본 적은 없다. 나에게 좋은 말을 해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좋은 말을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 내 힘은 남에게 들은 말만 실현해 주니까. 그래서 좋은 말을 해달라고 어른들에게 애원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어른들이 하는 말은 언제나.
너는 맞게 될 거야.
너는 피가 나게 될 거야.
너는 오늘 굶게 될 거야….
그런 식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사실이 되었다.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좋은 말을 들었다.
넌 이제, 여기서 나가게 될 거야.
...라고.
좋은 말을 들었다.
이제,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