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지방, LDL, HDL 용어정리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 HDL....
뭔 소린지........
하......
큰맘먹고 고지혈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어렵게 정보를 찾았는데 바로 내려놓게 된다. 맞다, 너무 어렵다.... 일단 당뇨나 고혈압처럼 명확하지가 않다. 혈당, 혈압 이렇게 명확한 기준이 있으면 얼마나 쉬운가... 그에 비해 고지혈증은 뭔 놈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종류별로 이렇게나 많은지..... LDL이 중요하다고 하니 다른 건 무시하고 LDL 수치만 확인해 볼까??하는데,,,,, 그런데 왜 찾은 데마다 정상수치가 다른거지? 여기에서는 이 수치까지가 정상이라고 하고 저기에서는 저 수치까지가 정상이란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헐...... 어이가 없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은 세트다. 하나가 생기면 두 개는 저절로 따라 생기기 쉽다. 하나가 생기면 시너지를 내면서 다른 문제도 만들어버린다. 그렇게 발생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그냥 방치해두면 악순환이 끝도없이 만들어져 우리 몸을 마음껏 괴롭힌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악순환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어려운 고지혈증도 포기하지 않고 챙길 수 있게 쉽게 얘기해보려 한다.
우리 몸의 필수 에너지원 '단탄지'라고 들어봤을거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말이다. 그중 지방은 굉장히 좋은 연료다. 지방은 생선기름, 참기름, 고기의 지방, 계란 등 많은 곳에서 얻어진다. 그렇게 먹은 지방은 전부 연료로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주 엑기스같은 물질이 소량 포함되어 있는데 그 물질이 바로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로는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원재료라고 저번주에 다뤘었다. 삼겹살 100g을 먹으면 연료로 쓸 수 있는 지방은 28g정도 나오고 원자재로 쓸 수 있는 콜레스테롤은 60mg 정도가 나온다. 이때 에너지로 사용하는 지방을 일컫는 말이 중성지방이다. 에너지로 사용해도 남을 정도로 과잉되게 먹게되면 굶을 수도 있는 만일을 위해 인체는 뱃살로 저장하게 된다. 그래서 "중성지방=뱃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중성지방이 높게 나왔다면 '내장지방 또는 뱃살이 많구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먹는 것과 몸무게에 크게 좌지우지되는 수치인지라 금식을 하지 않은 상태로 검사하면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나오고 하루만 굶어도 수치가 훅 떨어져 나온다. 중성지방도 과도하게 많으면 문제를 일으키기는 하나 중성지방이 혈관을 돌아다니며 우리가 염려하는 혈관질환들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지는 못한다. 중성지방은 뱃살, 나의 비상에너지 창고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삼겹살을 먹었다. 온몸을 돌면서 근육과 세포들에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방을 조금씩 나눠준다. 그렇게 나눠주고 남은 지방은 뱃살한테 전부 맡겨 버렸다. 그랬더니 적은 양의 콜레스테롤이라는 엑기스만 남았다. 이 엑기스가 LDL이다. 굳이 말하자면 LDL은 콜레스테롤은 실은 화물차다.
LDL??
화물차??
혈액은 물이다. 콜레스테롤은 결국 기름인데 물과 기름이 합쳐져 다닐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래서 간은 LDL이라는 기름을 실을 수 있는 차를 만들었다. LDL이라는 화물차는 콜레스테롤을 잔뜩 실어 혈액을 돌며 콜레스테롤이 필요한 곳에 배달을 해준다. 뇌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고 간에서는 담즙을 만들고 부신에서는 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게 온몸으로 배달해주는 차가 바로 LDL이다.
HDL도 화물차다. 그런데 HDL의 역할은 좀 다르다. HDL은 청소차다. 다 쓰고 남은 찌꺼기 콜레스테롤을 수거하는 차다. 간에서 HDL이라는 빈 화물차가 만들어지면 온몸을 돌며 쓰고 남은 찌꺼기 콜레스테롤을 수거해 한가득 싣고 들어오는 것이 HDL이다. 그래서 HDL은 착한 콜레스테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혈관벽을 청소해주는 차가 많으면 많을수록 혈관건강이 얼마나 좋아지겠는가.
그래서 한마디로 말해서 고지혈증을 보려면 무슨 수치를 보면 됩니까?
LDL입니다.
이거 저거 확인하기 너무 어렵다면 LDL수치 하나만 봐도 된다. 혈관건강과 문제되는 심뇌혈관계통의 진료과에서 고지혈증을 진단하고 치료약을 결정하는 가장 영향력있는 수치는 단연 LDL이다. 우리몸에 콜레스테롤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LDL의 수치가 낮은것도 큰 문제이지만, 먹을것이 넘쳐나는 지금은 과도하게 높아져서 문제가 발생한다. 중성지방이 많으면 뱃살이 미친듯이 늘어나는 것이지 혈관에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물론, 절대 상관없는 건 아니다. 다만 LDL에 비해 영향력이 적다는 거다.) 그에 비해 LDL은 혈관 안을 돌아다니는 트럭이다보니 과하게 많으면 운반하는 곳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당뇨는 당화혈색소!!"처럼 명확한 기준을 얻고 싶다면 고지혈증은 LDL하나만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문제가 또 생겼다.
정상수치가 말하는 곳마다 다르다.
무슨 질병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도 아니고 정상수치를 어떻게 다르게 얘기할 수 있지?? 그리고 정상수치는 160까지라면서 건강을 위해서는 70까지 내려야 한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 장난인가??
LDL 수치가 100mg/dl이 나왔다. 내 친구 누구는 80인데 고지혈증 약을 먹고 또 다른 친구는 150인데 의사가 괜찮다고 했단다. 누구는 정상수치라고 하고 누구는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니 이거야말로 미칠 노릇이다. 왜 이런 상황이 생긴걸까? 의사들이 진료비를 더 벌고 싶어서 누구는 고지혈증이라고 하며 약을 처방하고 양심있는 의사는 괜찮다고 하는 걸까? 오해가 많을 법도 하다. 문제는 LDL의 기준이 각자의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 질환이 없을 때는 160mg/dl
경동맥 질환, 복부동맥류, 당뇨가 있으면 100mg/dl
뇌졸중, 심근경색, 말초혈관질환등이 있으면 70mg/dl
동반질환이 없더라도 고령, 심혈관질환 가족력, 고혈압, 흡연, HDL 40mg/dl이하 중 2개 이상 해당되면 130mg/dl 이상시 치료대상.
나는 뇌경색환자를 많이 만나다보니 나에게는 70이라는 숫자가 아주 친숙하다. 종종 환자들이 정상수치인데 왜 고지혈증 약까지 먹어야 하냐고 반박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뇌경색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정상중에서도 완벽한 정상 수치를 만들어야 돼서 그런거라고 얘기해 준다. 제대로 된 공격 한방에 평생 불구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보니 모든 가능한 한 유발되는 원인을 많이 줄이면 줄일수록 유리해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정리해보자.
콜레스테롤 수치가 걱정된다면 LDL 수치 하나만 봐도 좋다.
나한테 질환이 전혀 없다면 160mg/dl 까지는 OK.
그렇지 않다면 70이라는 숫자를 목표로 하자.
이거 저거 너무 어려우면 진료 봐준 의사 선생님 말을 잘 따르면 된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