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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약은 부작용이 많대요!

스타틴계열 약물의 부작용

by 허간호사
고지혈증 약 그거 먹으면 안 된다던데요!!
부작용이 엄청 많대요!


고지혈증 약은 유독 "먹으면 큰일 난다는데요!", "그거 부작용이 엄청 많대요!", "이 약은 꼭 먹어야 하나요? 안 먹으면 안 되나요?"라고 묻는 환자분들이 정말 많다. 부작용이 많다고 들어서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실제로 부작용이 생겨서 못 드시는 분도 계신다. 고지혈증 약을 먹으면 치매가 생기고 당뇨도 오히려 잘 생기게 된다고 하는데 그런거 보다도 사실 제일 흔하고 중요한 부작용은 근육통, 그리고 횡문근융해증이다.


고지혈증 약을 시작한 분들 중 간간히 근육통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운동을 딱히 하지 않았는데도 팔다리에 근육통이 있다고 하는거다. 6개월에 한명 정도는 이런 분들이 계시니 실제로 고지혈증 약이 전혀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약이 아닌 건 맞는 거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심히 생각해야 할 부작용은 단연 횡문근융해증이다. 근육이 빠른 속도로 녹아버리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스타틴계열 약 부작용인 횡문근융해증의 발병 확률은 1만명당 1명꼴이 0.01%일 정도로 적은 비율이지만, 안전하지만은 않은 확률임에는 확실하다. 그래서 혹시라도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근육통이 매우 심하고 소변색이 콜라색으로 변하는 증상이 발생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한다.


부작용 많은 약!!
그래서 안 드실 건가요??


세상에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 하다못해 타이레놀을 사도 약 설명서에 적혀있는 부작용은 한 바닥을 넘는다. 그래도 우리는 타이레놀을 먹는다. 열나고 아픈데 어쩌겠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타이레놀을 먹고서 부작용이라고 느낀 경우가 없지 않았나? 그래서 그런 약 설명서에 있는 온갖 부작용은 남의 일인 듯 생각하고 나에게는 좋은 작용만 일어나겠거니 생각하면서 먹는 것이 보통이다. 항암치료를 하면서 부작용이 무서워 항암치료 못한다고 하지는 않지 않는가. 득과 실을 잘 따져보아 실보다 득이 많으면 감수하고 치료에 임한다.


그런데 나도 솔직히 말하면 약 먹는 걸 정말 싫어한다. 웬만하면 약 먹지 않고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다. 어쨌든지간에 인위적으로 약을 먹어 조절하는 것이 자연적으로 내 몸에 좋을리가 없지 않겠느냐는 개인적인 생각이 좀 강하다. 그래서 감기에 걸린 애들도 웬만해서는 병원에 잘 안 데리고 가는 경향이 있고 내가 보기에 그 정도가 아닌 거 같은데 항생제를 처방해주면 내 마음대로 안 먹이다가 괜히 애만 고생하게 만든 경우도 종종있다. 그렇지만 약 먹는 걸 싫어하니깐 무작정 약도 안 먹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감기에 걸려 힘들지만 어떻게든 약 안 먹고 낳고 싶어서 온갖 민간요법을 다 동원한다. 충분한 수분보충과 휴식, 잘 챙겨 먹고 목감기에 좋은 가글과 차도 계속 끓여마시면서 엄청 신경쓴다.


고지혈증 약은 부작용이 많다고 해서 먹는 게 껄끄러운가?? 그렇담, 먹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면 된다. 온갖 민간요법을 다 동원해서 감기를 스스로 이겨내듯이 식이요법과 건강관리 습관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어떻게든 수치를 정상으로 만든다면 누가 고지혈증 약을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겠는가!


식이요법
운동
금주, 금연
다 아는데 어려운 건강 생활습관



그렇담, LDL 수치를 낮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정답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 사람들은 한 가지 꿀팁 요령으로 얘기해 주길 원하는 거 같다. 가령, "견과류를 하루 한 줌씩 챙겨드세요"라는 말처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꿀팁 말이다. 피자, 치킨, 햄버거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그 맛을 포기할 수 없는 건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알아도 어쩔 수 없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무얼 하면 좋아지나요? 하고 묻기보다는 그냥 편하게 약 한알 먹고 해결하려는 경향이 더 많은 거 같다. 확실히 스타틴을 복용하면 그 즉시 수치가 아름답게 떨어진다. 굳이 힘들게 먹고싶은 거 참지 않아도 하기 싫은 운동 하지 않아도 말이다.


앞서 설명했던 거처럼 LDL은 간에서 만드는 것이 70~80%를 차지한다. 먹어서 문제되는 것보다 간에서 만드는 양이 더 많다보니 식습관을 아무리 제한한다고 해도 쉽게쉽게 좋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고지혈증 약을 먹으면 간에서 LDL을 만드는 과정을 못하게 막아버리기 때문에 드라마틱하게 효과가 나타난다. 약 한 알만 챙겨먹으면 이렇게 쉽게 떨어질 수 있는데 먹는 것, 운동, 생활습관을 그렇게 철저하게 교정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니 많은 사람들은 어려운 건강식습관 대신 쉬운 약복용을 택한다.


약 먹고 있으니깐
끝?
바로 그런 마음가짐이 문제!!


그런데 약이라는 것은 원인을 찾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닌 게 많다.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떨어져서 다 나은 거처럼 보이지만, 열만 떨어트린 것일 뿐 원인이 되는 질환을 해결해 준 것은 아닌 거처럼 말이다. 고지혈증 약을 먹으면 LDL수치가 확연하게 떨어져서 모든 치료가 완벽해 보이는 거 같지만 내가 그대로 문제되는 생활습관과 식생활을 유지하게 되면 원인이 교정된 것은 아닌거다. 고지혈증은 생활습관과 식생활에서 만들어진 질환이기 때문에 약을 먹는 사람일지라도 기본적으로 원인교정도 같이 해줘야 한다.


약을 먹고나면 수치가 떨어지니 이제 다 나아진 거 같다고 착각하면서 생활교정을 하려 하지 않는다. 허리디스크 환자가 통증이 심해 진통제를 먹었더니 통증이 사라졌다. 허리디스크가 다 나은건가? 원래 하던대로 자세도 마음대로 편하게 하고 움직임도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건가?? 진통제의 효과로 통증이 사라졌을 때 더욱 허리 자세를 좋게 유지하려고 애쓰고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하면서 나아지게 만들어야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고 살 수 있지 않겠나!!


고지혈증 약도 마찬가지다. 약을 먹어 LDL 수치가 떨어진 것이지 내가 잘해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이렇게 떨어진 수치는 약을 하루라도 끊으면 바로 쑥 원래의 수치로 올라간다. 그러니 일단 진단명을 받으면 무조건적으로 식습관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


부작용이 걱정되어 먹고 싶지 않다고 하는 분들이라면 약은 일단 복용하면서 생활습관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어떻겠는가? 약을 복용하면서 약을 먹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의 수치를 만들어버리자. 고지혈증 약을 먹으라고 처방이 떨어진 데에는 뇌혈관, 심장혈관 질환에 비상이 생겼기 때문일거다. 그렇담 뇌경색, 심근경색 같은 질환이 생기는 것이 우선인가? 고지혈증 약의 혹시 모를 부작용이 우선인가??


LDL을 낮추려면?


갓 태어난 갓난아기의 LDL 수치는 30mg/dl 정도라고 한다. 원시시대의 인간의 LDL도 40mg/dl 정도였다고 한다. 그 정도의 LDL수치, 콜레스테롤만 가지고 있어도 우리 몸을 유지하는데 충분했던건데 최근 이 LDL 수치가 3배이상이 올랐다. 몸에서 더 필요해서 더 만든 것이 아니라 LDL을 생성하는 간을 누군가가 계속 자극한 것이다. 누가 더 만들라고 자극한 걸까? 과거와 현대의 식습관을 비교해보면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는지 해법이 보인다.


과거에 비해 현대는 육류의 섭취가 늘었다. 그리고 트랜스지방의 섭취도 정말 많이 들었다. 트랜스지방은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 튀김, 인스턴트식품처럼 우리가 맛있어서 좋아하는 모든 음식이 트랜스지방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트랜스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매우 많이 올려버린다. 건강한 지방으로 LDL을 만드는 것은 꽤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트랜스지방으로는 쉽게쉽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야금야금 LDL수치를 높였다. 현대인의 식습관으로 LDL 수치가 3배가량 높아진만큼 HDL 수치도 따라 높아졌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거다. 나쁜거 100, 좋은거 100 같은 비율로 올라버리면 문제될 것이 전혀 없었을텐데 LDL만 3배가 오르고 HDL은 제자리걸음이라 청소차가 부족해서 이 모든 사단이 생겨버렸다.


'HDL을 높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는데 지금까지 연구된 바로는 HDL을 높이는 것보다 LDL을 낮추는 것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LDL을 낮추는 방법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의사들이 매번 떠드는 뻔한 이야기들 그걸로도 충분하다. 운동하세요. 금주, 금연하세요. 뻔한 예기지만 이건 기본이다. 그리고 어떤 음식이 좋아서 챙겨 먹기보다는 안 좋은 식품군들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튀긴음식, 인스턴트, 과자같은 군것질들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100걸음은 나아갔다. 그리고나서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생선을 즐기고 포화지방인 육류의 섭취를 조절하는 세부적인 것들까지 하게되면 짝!짝!짝! 담당 주치의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약이든 동전의 양면처럼 득과 실이 있다.

나에게 실보다 득이 많다면 선택되어지는 것이 약이다.

약 한 알이면 쉽게 해결되어지는 거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나의 습관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건 단지, 고지혈증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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