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 “결정 피로보다, 재고 확보가 더 쉽다”
프롤로그
스마트폰을 열 때마다 나는 두 개의 세상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하나는 끝없는 메뉴판 속에서 결정을 강요하는 배민,
다른 하나는 미리 쌓아두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쿠팡이다.
같은 소비지만, 내 뇌는 한쪽 앞에선 멈추고, 다른 쪽 앞에선 질주한다.
라운드 1: 자아 선언
자율:
“배민은 즉시 결정이 요구된다. 수천 개 메뉴, 가격, 리뷰, 배달 시간… 데이터는 넘치는데 내 뇌 프로세서는 과부하 걸린다.”
안전:
“리스크다. 배달은 돈도 더 들고 실패 확률도 높다. 배달 시켰는데 맛 없으면? 이미 늦은 거다.”
루틴:
“쿠팡은 프로토콜이다. 장바구니에 넣고, 새벽배송 시스템이 자동으로 수행한다. 프로세스 = 안도.”
충동:
“배민? 그냥 도박판이지. 눈은 미쳤다 하고 손가락은 멈추고 결국 냉장고 김치랑 밥 비벼 먹는다. 쿠팡은? 게임처럼 담고 담고, 결제는 보너스 스테이지.”
감정:
“배달앱을 켜면 이상하게 자책감부터 올라온다. ‘돈 낭비다, 몸 상한다, 또 실패한다.’ 쿠팡은 반대다. ‘내일 내가 굶지 않겠구나’라는 안도감이 찾아온다.”
라운드 2: 난투전
충동:
“ㅋㅋ 배민은 메뉴 고르는 게 롤러코스터야. 한 바퀴 돌면 이미 배고픔 사라지고 짜증만 남음. 차라리 라면 끓인다.”
안전:
“그래, 그게 리스크라고. 실패한 배달 한 번이면 2만 원 날리고 위장도 탈 난다. 안정성이 제일 중요하다.”
자율:
“데이터로 보면, 배달은 즉각적 선택 압박이 크고 쿠팡은 미래 선택 확보라 인지부하가 적다. 뇌는 ‘지금 당장’보다 ‘나중 안전’ 쪽을 더 선호한다.”
루틴:
“시스템 로그: [배민] → 메뉴 결정 실패 → 오류 코드 408: Timeout.
시스템 로그: [쿠팡] → 장바구니 누적 → 프로세스 정상 종료.”
감정:
“너희 다 냉정하게 분석하는데… 사실 난 그냥 배달할 때마다 내가 더 초라해진다. 혼자 치킨 뜯고 있으면 허무하다. 근데 쿠팡 박스 뜯을 때는 ‘나를 챙겼다’는 기분이 든다.”
[오브서버 FACT CHECK]
→ 배민 평균 메뉴 수: 3천 개 이상.
→ 쿠팡 장바구니: 20개 담아도 부담 적음.
인지부하 = 배민 10배.
충동:
“그러니까 배민은 밈이고 쿠팡은 덕질이지. 하나는 나를 갈라먹고, 하나는 나를 채워준다. 배민=배신, 쿠팡=쿠쾌.”
라운드 3: 결론을 향해
자율:
“결론적으로, 배민은 즉시성과 선택 과잉으로 인지부하를 일으킨다. 쿠팡은 미리 준비하는 안정적 소비라 뇌가 수용한다.”
안전:
“단, 쿠팡도 과소비 리스크는 있다. 미리 쌓아두는 건 좋지만, 불필요한 재고는 또 다른 부담이 된다.”
감정:
“나는 배달이 싫었던 게 아니다. 나를 탓하게 만드는 그 무력감이 싫었던 거다.”
충동:
“ㅋㅋ 인정. 배민은 배달음식이 아니라 자책을 배달한다. 쿠팡은 최소한 내일의 나를 배달한다.”
루틴:
“제안: 기본 식재료 세트(두부, 계란, 김치)를 항상 보유. 배달앱 사용은 이벤트성으로 제한. 프로토콜 유지.”
마무리
나는 배달이 싫었던 게 아니었다.
나는 즉시 결정을 강요받는 나 자신이 싫었다.
“배민은 오늘을 강요하지만, 쿠팡은 내일을 보장한다.”
전문가 코멘트
심리학자:
“이는 전형적인 인지부하 현상입니다. 즉각적 선택 과제가 불안을 자극하고, 회피 행동을 강화합니다. 반대로 미리 준비하는 소비는 불안을 줄이고 자기 효능감을 높입니다.”
정신과 의사:
“ADHD 특성상 선택 과부하와 즉각 충동 억제가 어렵습니다. 배달앱은 뇌의 취약점을 찌르는 반면, 쿠팡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 보상 시스템을 안정화시킵니다.”
철학자:
“여기서 소비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자유와 불안의 문제입니다. 배민은 즉각적 자유를 요구하지만, 그것이 곧 불안을 불러옵니다. 쿠팡은 미래의 질서를 선택하는 행위로, 실존적 안정을 제공합니다.”
내일은 된장찌개를 끓여 보려고 이것저것 시켜 봤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