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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꺼내보기 너도 꺼내볼래? 1화

고양이, 나도 꺼내볼래

by bluedragonK


오피스텔 복도.

문을 열자마자 고양이 한 마리와 눈이 마주쳤다.

빛나는 하얀 털.

실크처럼 부드럽고 가지런한 모습.

낯설지만 어딘가 품위 있는 고양이였다.

이웃 고양이려니 했지만,

녀석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복도 한가운데를 당당히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나는 잠깐 발을 멈췄다.

고양이는 미동도 없었다.

가벼운 호기심을 담은 눈빛만 또렷하게 머물렀다.

운동화 끈이 느슨했는지,

왼발이 살짝 벗겨지며 헛디뎠다.

그 순간.

고양이가 눈을 천천히 깜빡이더니,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가 떴다.

마치 "괜찮아요?" 하고 묻는 것 같았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고양이 곁을 지나쳤다.

복도 끝,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데

문득 뒤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여전히 그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던 고양이.

고양이는 내 하루의 일부가 되어준 것 같다.

고양이도 인사하네요. 이런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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