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간의 방사선, 부끄러움과 고통을 견디며

조금씩 살아가는 방법

by Mirmamang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듯, 나는 16번의 방사선 치료를 선물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다. 물론, 마냥 반가운 선물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나를 다시 ‘일상’으로 데려다줄 희망이라 믿고 싶었다. 방사선을 쬐는 정확한 위치를 매번 똑같이 맞추기 위해서는 내 몸에 작은 점들을 찍어야 한다고 했다. 위치 마킹을 위한 ‘점 문신’.

물론, 이 문신 없이도 치료할 수 있는 더 비싼 방법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점 문신은 1년 정도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치료 시간도 같다고 하니, 나는 조금 더 실용적인 방법을 택했다.


촬영과 문신을 위해 방사선 치료실 옆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곧이어 남자 방사선 선생님이 이름을 불렀고, 조금 긴장한 마음으로 안쪽 치료실로 들어섰다. 다행히, 그 안엔 여자 선생님도 함께 계셨다. 그저 그 사실만으로 마음이 조금 놓였다.


모자와 상의를 벗고, 기계 위에 몸을 뉘었다. 머리는 다 빠졌고, 상반신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이 물결처럼 밀려왔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16차례의 방사선 치료. 매번 똑같은 위치에 정확히 맞춰야 하기에 사진 촬영도 필요했고, 마침내 문신 작업이 시작되었다. 몸 위로 선생님의 손길이 오가며 10여 곳에 작은 점이 찍혔다. 따끔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강한 감정은 창피함이었다. 그 순간 문득, 역설적인 생각이 들었다.

‘창피함과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는 건,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아닐까.’

그렇게 나는 오늘도 조금 더 살아냈구나. 애썼다.


첫 방사선 치료 날,

준비 과정에서 느꼈던 부끄러움 덕분에 오히려 첫 번째 치료는 조금 더 수월하게 임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경험해 가며 조금씩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매일 방사선 치료를 받는 일, 일요일을 제외하고 총 16번의 시간이 지나면, 이 부끄러움과 창피함도 조금은 희미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어쩌면 그것도 하나의 경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실제 방사선 치료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치료를 받는 동안 마음속으로 100까지 숫자를 세기 전에 끝났다. 치료 자체는 특별히 무엇을 한 건지도 모를 정도로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는 말에 따라 보습을 시작했다. 알로에 미스트를 바로 뿌려 열감을 식혔고, 로션은 저녁에 샤워 후 바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받아 필수적으로 미스트를 챙겼다.


그렇게 2주의 시간이 흐르고, 피부가 점점 더 건조해지고 찢어지는 느낌이 들어 밤에 잠에서 자주 깨곤 했다. 아무리 로션을 발라도 건조함과 찢어지는 느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마치 한여름 논에 물이 없어서 땅이 쩍쩍 갈라지듯이, 내 피부도 점차 갈라지는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다. 어느 날, 마치 거북이 등껍질처럼 피부 표면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느낄 수 없었던 고통이었지만, 그것 또한 내가 겪어야 할 과정이려니, 하고 조금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이 치료 또한 이겨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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