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0, 경험 0에서 시작한 로고 디자이너의 첫 판매
살면서 사업을 해본 사람보다
해보지 않은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사업은 무모하고,
어렵고,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은 그냥 직장에서 주어진 일만 잘해도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나 역시 그랬다.
직장에서만 일해봤고,
부모님, 친척, 형제들까지
사업을 해본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그래서 더 막막했고, 더 두려웠다.
사업에 대한 불안이 어떤 건지,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그런 내가,
처음으로 디자인 사업을 시작했고,
첫 고객에게 내 상품을 판매했다.
이 글에는 그 전 과정을 담았다.
사업이 처음인 당신,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당신,
혹은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내가 실제로 겪은 모든 이야기들을
하나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전하려고 한다.
내가 선택한 사업은 크몽 재능마켓에
로고디자인을 판매하는 것 이였다.
처음 로고 디자인 상품을 등록했을 때,
한동안 문의는 없었다.
그때는 그냥 49,000원으로 가격을 정했다.
누가 그러더라. 로고는 보통 5만 원쯤 한대.
그래서 그렇게 판매를 등록했다.
시세를 제대로 분석한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냥 맞추면 팔리겠지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후기 0, 이름도 0, 경험도 0.
아무도 나를 몰랐고,
리뷰 수백 개, 수천 개를 가진 판매자들 틈에서
내 로고는 아무도 클릭하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왜 이렇게 안 될까.’
‘역시 재능 있는 사람만 되는 건가.’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매일 내가 작아졌다.
그러다가 마음을 먹었다.
가만히 주저앉아 있을 순 없었다.
그래서 차라리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해보자고 결심했다.
로고 가격을 시장 최저 수준인
10,000원으로 낮추고,
23시간 이내 로고 제작을 내걸었다.
당시에는 24시간 이내 시안 전달이 많아서
나는 한시간을 앞당겨
23시간 이내 전달을 하기로 했다.
(그러자 곧바로 22시간 이내 전달이라는
업체가 나타났다 하하)
그리고 '디자인 불만족 시 전액환불’이라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걸었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은 신뢰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결심하고 3일이 지났다.
처음으로 메시지가 울렸다.
띵동!
“안녕하세요.”
드디어 첫 문의였다.
뷰티업을 운영하는 대표님이었다.
기존 로고는 선이 굵고 투박해서 곡선미가
중요한 뷰티 업종 특성과 맞지 않는다며 의뢰하셨다.
나는 소중한 첫 의뢰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글자 폰트를 하나하나 조합한 뒤
글자의 곡선을 만들고 다듬었으며,
색상 시안도 금색, 은색, 검정, 분홍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23시간 이내에 전달해야 했기에
그날 밤, 나는 밤을 꼴딱 새웠다.
밤을 새워 만든 시안을
다음 날 아침에 뿌듯하게 고객님께 보내드렸다.
그러나 고객님은 메시지를 주지 않았다.
로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열심히 했고, 모든 걸 걸었기에
마음이 더 무너졌다.
‘역시 난 안 되는 사람인가 보다’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눈물을 흘리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고객님이
조심스럽게 연락을 주셨다.
“로고를 받아봤는데...
음...
괜찮은 것 같네요. 뷰티 로고로 사용해도 되겠죠?”
고객님은 이미 한 번 로고 실패를 겪으셨기에
더 신중하고 망설임이 많으셨기에
고민을 많이했던 것이다.
나는 조심스럽지만 자신 있게 답변드렸다.
"이 로고는 피부 관리 뷰티업에 어울리도록
신체 곡선의 아름다움을 담아냈습니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상을 주며,
금색, 은색, 분홍 등과도 잘 어울립니다.
좋은 로고는 어떤 색상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로고입니다.
이 로고는 그 기준을 충분히 만족합니다."
그건 단지 영업 멘트가 아니었다.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님의
‘내 가족에게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물건을 팔라’는 말처럼,
나는 진심으로
그 로고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내 가족에게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을 만큼
온 정성을 다해 만든 결과물이었으니까.
잠시 후, 알림이 떴다.
‘구매 확정! 리뷰가 등록되었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한 문장이 떠올랐다.
우리에게 가장 큰 약점은 포기하는 데 있다.
성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 번 더 시도하는 것이다.
– 토마스 에디슨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첫 판매를 했다.
결코 잊지 못할, 나의 첫 고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