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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인가 변형인가 설치미술인가

남성 생식기에 구슬을 박는 행위는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서부터 과잉일까

by 박참치

#T-R-Σ11021-X


성형인가 변형인가 설치미술인가

—생식기의 조형적 개입을 둘러싼 존재론적, 미학적, 사회적 고찰


“남성 생식기에 구슬을 박는 행위는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서부터 과잉일까?”


작성일: 20XX-10-21

저자: 박참치 (음경미학 및 법사회학 융합연구소 소장)

적용학제: 생식미학 × 수치문화론 × 위험사회학



초록 (Abstract)


이 논문은 현대 남성 생식기에 가해지는 조형적 개입, 즉 ‘성형’과 ‘변형’ 사이의 경계를 탐색한다. 포경수술로 시작된 비자발적 조작의 기억은 박참치에게 최초의 신체적 자율성 상실 경험이었으며, 본 논문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사회적 수용, 미적 기준, 개인의 정체성이라는 삼중의 렌즈로 구슬 삽입, 피어싱, 문신 등의 행위가 수술인가 조형예술인가를 분석한다. 수학적 함수로 구성된 수용도 모델을 통해, ‘성기 개조’라는 문화현상을 해석하는 새로운 접근을 제안한다.


※ 사족이지만 중요한 주해

이 논문은 특정 성기 삽입물의 성적 효용, 또는 여성 파트너의 체감적 반응을 판단하려는 목적을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해당 주제는 분석 대상에서 철저히 제외되었다. “구슬 박았더니 여자들이 좋아하더라”는 실전 경험담의 수집·검증은 본 연구의 범위를 벗어남을 밝힌다. 본 논문은 ‘성기라는 기관이 어떤 조형적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존재론적, 미학적 탐구이며, 논의의 중심은 ‘쾌감’이 아니라 ‘표현’이다.

오해로 인한 “내가 해봤는데 좋았다” 댓글은 본 연구의 지향점에 혼선을 줄 수 있으므로, 각자의 감각 실험은 본인의 침묵과 함께 지속해주시길 권한다.

(단, 설치미술 작가 혹은 비뇨기과 의사이신 경우, 후속 논문을 위한 인터뷰 요청을 드릴수도 있습니다.)



1. 서론


포경수술은 현대 한국 남성에게 거의 통과의례처럼 주어졌다. 그러나 그 의식은 대체 누구의 선택이었나? 나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마취의 통증 사이로 들리는 의사의 목소리와 부모님의 결재로 인해 “자연스럽지 않은 상태”로 재단되었다. 이후 수많은 남성들이 스스로의 성기를 자율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과연 성형인가, 아니면 자의적 변형인가?


우리는 귀에 피어싱을 뚫으며 정체성을 표현한다고 말하고, 코에 금속을 박으며 문화를 퍼포먼스화한다. 그렇다면 생식기는 어떤가? 생식기는 마지막 금기인가, 아니면 미의 궁극인가?



2. 성형과 변형의 경계


2.1 성형: 기능과 미감의 사이


성형수술은 일반적으로 기능적 문제의 개선(예: 코막힘, 안검하수) 혹은 미적 향상(쌍꺼풀, 윤곽)이라는 명분을 가진다. 사회는 이를 비교적 순응적으로 수용하며, 의료보험과 제도적 보호도 존재한다. 생식기의 조형적 개입 역시 이러한 성형 범주에 포섭되기도 한다. 예컨데 포경수술은 위생과 성기능의 향상이라는 구실로 정당화되었고, 음경 확대술, 진피이식술, 피부미백까지도 미적 향상의 일환으로 성형이라는 이름 아래 수용되었다.



2.2 변형: 금기의 문턱을 넘는 예술


그러나 ‘구슬 삽입’은 다른 층위다. 표피 아래 이물질을 삽입하여 성기 형태를 ‘과장’하거나, 금속 장신구를 삽입하여 생식기 자체를 액세서리화하는 행위는, 의료적 ‘성형’이라기보다 자의적 조형 혹은 변형의 영역에 가깝다. 이러한 개입은 의료적 표준 시술로 간주되지 않으며, 구슬의 반짝임보다 더 자주 발견되는 건 감염, 염증, 조직 손상의 반짝반짝한 가능성이다. (물론, 미학은 때때로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로 완성되곤 한다.)


더불어, 이 행위는 미적 관점에서도 ‘취향’보다는 ‘의도된 충격’에 가깝다. 박참치가 만난 일부 여성들은 이를 ‘괴기’ 혹은 ‘질감 공포’로 인식했고, 그 반응은 심미성보다는 불쾌감의 촉발에 가까웠다. 그러나 일부 남성은 이것이야말로 ‘진짜 나’라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는다:

“무엇이 성형이고 무엇이 변형인가?”



3. 사회적 수용률의 함수 모델링


우리는 성기 조형에 대한 사회적 수용률을 다음과 같은 함수로 정리할 수 있다:


tempImageDz3aE3.heic


S(x): 사회적 수용도

m(x): 개인의 조형 만족도

μ: 평균 사회 수용 수준

α: 급진성 계수 (shock factor)


→ 이 모델은 개인의 만족도가 평균 수용 수준과 크게 다를수록 사회적 수용이 지수적으로 급감함을 의미한다. 즉, 구슬 삽입처럼 급진적인 개입은 만족도는 높을 수 있으나 수용도는 극단적으로 낮아진다.


또한, 사회적 수용도를 시간에 따라 확장하면 다음과 같은 사회 적응 곡선을 제시할 수 있다:


tempImagerItoBa.heic


αₜ, μᵢ: 시대에 따라 변동하는 사회 감도와 평균 수용선


→ 예를 들면, 2000년대 이전에는 포경수술이 높은 μ 값을 가졌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점차 하락하여 지금은 비수술 상태도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평균선에 근접해가고 있다.



4. 미적 정체성으로서의 음경


본 연구는 여성 응답자 38명을 대상으로 ‘음경 내 삽입물 보유 여부에 따른 시각적 반응 및 심리적 거리감’을 조사하였다. 전체 응답자의 87%는 “왜 그랬을까”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으며, 주요 응답은 다음과 같았다:

“무섭고 위협적이었다.”
“성기가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부위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자기만족이라면 이해하지만, 나는 싫다.”


이처럼 공포와 혐오의 반응이 주류를 이뤘지만, 일부 서브컬처에서는 이를 ‘페니스 커스터마이징’이라는 이름 아래 실험적으로 수용 중이며, 이는 머지않아 ‘기형’, ‘예술’, ‘자기표현’ 사이 어딘가에서 각자의 해석을 요구할 문화적 난제를 던질 가능성을 품고 있다.


결국, 성기는 ‘자율성과 선언’의 마지막 프런티어가 될지도 모른다 — 스타일링 가능한 마지막 기관으로서. 즉, 귀걸이처럼 귀를 뚫고, 문신처럼 의미를 새기며, 심지어는 뿔처럼 외형을 조각하는 방향으로.


※ 야너두! 응답할수 있다

당초 연구자는 여성뿐 아니라 교내의 다양한 남성 응답자도 모집하고자 했으나, 평소 박참치의 자위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던 남성 학우들조차 이번 질문에는 급격한 침묵을 택했고, 반대로 자위 실험 제안에 뺨을 날리곤 했던 여성 학우들은 이 주제에 놀랍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논리적이고 세심한 분석을 제공하였다.

이에 본 논문은 여성 응답자 중심의 시각에 기반하되, 남성 독자 여러분께는 이 자리를 빌려 하단에 설문지를 따로 배포하오니, 주저 말고 개인적 미학의 입장을 밝혀주길 부탁드린다.



5. 결론


성형과 변형의 경계는 단일하지 않다. 그것은 시대의 평균 수용선과 개인의 조형욕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한다. 우리는 구슬을 박는 손끝이 미술 조각가의 그것인지, 아니면 의학의 경계 밖인지를 가르는 잣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성기는 이제 금기에서 미학으로, 기능에서 스타일로, 수치에서 선언으로 이행하고 있다.


이제 질문은 남는다:

"당신은 당신의 성기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 이 논문은 신체와 미학 사이의 긴장을 다룬 문화적 상상력 실험입니다. 실제 시술과 서브컬처에서 출발했지만, 수식은 연구자의 허벅지에서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목적은 비웃음이 아니라, 묻지 않았던 질문을 슬며시 탁자 위에 올려놓는 일입니다.

※ 본 논문에 언급된 ‘미적 불쾌감’은 신체 개조를 감각적 대상으로 대상화하는 일부 시선에 대한 문화 분석일 뿐, 특정 시술에 대한 감정적 평가는 아님을 명시합니다.



참고문헌


Constance V. Publey. (20XX). The Labial Turn: Art, Skin, and Subdermal Politics. FleshTone Academic.

Dr. Percival E. Gland. (20XX). Erogenous Topologies and Their Social Sculpting. Haptic Hermeneutics Press.

Nakamura, S. (20XX). Penis as Canvas: Sculpting the Sacred. Vulgarity & Sons Press.

中村 玉男. (20XX). 陰部の余白(いんぶのよはく):彫刻としての肉体. 地下美術通信社.

Nam, G. L. (20XX). Installation Penis Art. Museum of Private Parts Publishing.

Goo, S. R. (20XX). Genital Aesthetics in Postmodern Korea. Erogenous Studies Quarterly.

Choi, M. (20XX). 조형의 심리학: 변형의 미학. 서울예술비평출판사.

박참치 (20XX). 내 소중이는 내 조각상이다: 성기의 조형적 가능성에 대한 24가지 실험. 누드출판사.

프랑스자수 (20XX). 이물질의 미학: 신체 삽입물에 대한 철학적 고찰. 경계출판그룹.



후속 연구 필요


『음경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산업화 가능성 및 마케팅 전략 분석』

『성기 개조를 통한 미적 우월감 착각 증후군의 병리학적 구조』

『비포경 남성의 성기 노출 의지와 공공장소 행동 패턴의 연관성 분석 — 바바리맨 현상에 대한 구조적 고찰』

『여성의 외음부 변형술과의 비교를 통한 조형적 개입의 젠더 차 분석』

『 “Cornucopia Penis Syndrome”에 대한 미술사적 재구성 — 풍요의 뿔은 누구의 환상이었는가?』

『개조 성기 국립현대미술관 입점 거절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의 법적 타당성과 “신체 자율성의 미학적 승인 여부”를 둘러싼 헌법적 검토』



부록


《월간 르포 Tuna-X 특집호》 비뇨기과 의사 K의 충격 고백: “그날, 나는 구슬을 꿰었다”





성기는 늘 관람 불가능한 설치미술이었다.

우리가 팬티라는 갤러리를 열지 않았을 뿐.





[남성 독자 대상 설문지]


“삽입의 미학, 혹은 무언의 조각”


※ 담대하고 (몹시) 열린 자세로 본 설문에 응해주신 남성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설문지는 음경 내 이물 삽입(일명 '구슬 삽입')이라는 조형 행위에 대해, 성적 효용이 아닌 미적, 존재론적, 사회문화적 의미를 탐색하기 위한 것입니다.
※ 본 설문 섹션 중, 자신의 상태에 따라 삽입자 혹은 비삽입자 섹션 중 하나를 선택해 응답해 주세요.

※ 혹시 문항과는 별개로, ‘삽입’이라는 조형 행위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싶은 생각이나 경험이 있다면, 마지막 페이지의 자유 응답란을 활용해주셔도 좋습니다. 이 설문은 정답을 묻지 않으며, 모든 감각과 해석을 환영합니다.


[삽입자용 질문 — 구슬을 삽입하신 경우]

처음, 그 결심은 어디서 왔나요? (예: 예술혼, 호기심, 충동, 술자리 내기 등 어떤 사연이든 존중합니다.)

해당 조형은 전문의의 손에서 이루어진 ‘프로페셔널 스컬프팅’이었나요, 아니면 거울과 결심만으로 완성된 ‘사적 DIY’ 프로젝트였나요?

시술 후, 거울 속 나의 성기와 눈을 마주쳤을 때 무슨 감정이 가장 먼저 떠올랐나요? (예: 경외감, 자부심, 어색함, 진짜로 삽입했구나...)

그 누구라도, 반응이 있었을 겁니다. 파트너든, 친구든, 낯선 이든. 가장 인상 깊은 반응을 하나만 공유해 주세요.

이 조형이 당신에게 있어 ‘심미적 완성’이었는지, 혹은 ‘기이함을 감수한 자기 선언’이었는지, 스스로의 언어로 말해 주세요. 혹시 둘 다라면, 그 모순을 사랑합니다.


[비삽입자용 질문 — 구슬을 삽입하지 않으신 경우]

구슬 삽입 성기, 혹시 본 적 있으신가요? (직관, 탐색, 검색기록... 부끄러워 마세요. 다 포함입니다.)

처음 봤을 때, ‘예술이다!’ 혹은 ‘이건 좀...’ 어느 쪽이셨나요? 그 이유를 심미적으로 기술해주세요.

‘내가 한다면 어떨까’ 상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있다면 그 상상, 멈췄던 지점이 궁금합니다.)

혹시 ‘이건 너무 갔다’고 느끼셨다면, 구체적으로 뭐가 넘쳤는지 알려주세요. (철학, 조형, 감정선 등)

당신에게 이 행위는 ‘기이함’인가요, ‘자기표현’인가요? 그 사이에 계신가요? 위트 있게 서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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