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결혼식 미신, 그 경계를 넘어

by 유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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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문화권이든 미신은 마치 공기처럼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관문 앞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 조상들은 미신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달래고, 수많은 변수 속에서나마 통제감을 얻고자 했을 것이다.


내 결혼식을 앞두고도 수많은 미신이 날아들었다.

"친구의 결혼식에 가면 안 돼. 너의 행복을 빼앗아 갈 거야." "장례식장에 발을 들이면 안 돼. 불길한 기운이 따라올 거야." 이런 말들은 마치 저주처럼 내 귀에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웨딩플래너다. 결혼식의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 사랑이 어떻게 피어나고, 약속이 어떻게 맺어지는지를 수없이 목격한 사람. 그런 내가 어찌 미신이라는 얇은 장막 뒤에 숨을 수 있겠는가.

결혼식 전, 나는 수십 번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신랑과 신부의 눈빛에서 떨리는 설렘을 보았고, 두 가족이 하나가 되는 순간의 감동을 느꼈다. 때로는 안타깝게도 영원한 작별을 고하는 장례식장에도 가야 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산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신을 믿지 않는 것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결국 우리 자신의 몫이다. 미신이라는 이름의 외부적 압력이 진정한 인간 관계의 본질을 훼손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최근 11살 딸아이가 친구들에게서 들었다며 빨간 마스크 이야기를 전했다.

그 순간, 내 마음은 찡했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이 미신들은 여전히 건재하구나.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데도,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여전히 두려움의 뿌리가 튼튼히 박혀 있구나.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과연 미신이 관계를 망가뜨리는가, 아니면 미신을 핑계로 관계를 피하는가?

결혼식 전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가지 않는다면, 그건 미신 때문인가, 아니면 관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인가? 장례식장에 발을 들이지 않는다면, 그건 불길함을 피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는 무거움을 외면하기 위함인가?


나는 믿는다. 진정한 행복은 미신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본질을 지키는 데 있다고. 친구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고, 이웃의 슬픔에 함께 슬퍼하는 것. 그것이 미신을 넘어선 인간의 도리이며,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미신은 결코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가둔다. 관계의 깊이를 피하게 만들고, 인간적인 따뜻함을 잃게 만든다. 미신이라는 이름의 두려움을 넘어서서, 우리는 더 진실한 관계를 맺을 용기가 필요하다.

결혼식은 단순히 두 사람의 합치가 아니다. 수많은 관계가 얽히고설킨 인생의 축제다. 그 축제의 현장에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잃는가? 바로 '함께'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잃는 것이다.

미신을 믿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를 지키느냐 포기하느냐의 문제다. 나는 후자를 선택한다. 미신이라는 얇은 장막을 걷어내고, 관계의 본질을 마주할 용기를. 그것이 내가 웨딩플래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선택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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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의 그림자, 결혼이라는 관문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는가


1. 시작하는 말: 두려움의 그림자 속에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두려움을 알게 된다. 어둠에 대한 두려움, 미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이 두려움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로 변모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두려움의 표현이 바로 미신이다.

특히 결혼이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관문 앞에서는 이 두려움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두 사람의 운명이 하나로 엮이고, 두 가족의 역사가 교차하며, 수많은 변수가 얽히고설키는 순간. 인간은 이 복잡한 그물망 속에서 어떻게든 통제감을 얻고자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그 안간힘의 한 형태가 바로 결혼식 미신이다.

나는 웨딩플래너다. 지난 15년간 수백 쌍의 신랑신부가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는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 사랑이 어떻게 피어나고, 약속이 어떻게 맺어지는지를 수없이 목격했으며, 때로는 미신이라는 이름의 그림자가 어떻게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위협하는지도 똑똑히 보아왔다.

이 글은 단순히 미신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글이 아니다. 오히려 미신이라는 현상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되돌아보려는 시도다. 왜 우리는 미신을 믿는가? 미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약속하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미신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정한 관계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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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신의 기원: 인류학적 관찰


미신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나 경험적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집단 무의식이 쌓아온 지혜의 층위이자, 통제 불가능한 세계에 대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이다. 인류학자들은 구석기 시대부터 미신적 사고가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당시 인간들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신화와 미신을 만들었고, 그것은 곧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였다.

결혼 미신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농경 사회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농경 사회에서 결혼은 단순히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었다. 그것은 두 가문의 노동력과 재산의 결합이었고, 생산력의 증대를 의미했으며, 지역 공동체의 안정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이렇게 중요한 사회적 사건 앞에서 사람들은 어떻게든 성공을 보장하고 싶어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결혼식 전날 신부가 목욕을 할 때 특정 허브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 허브는 악령을 쫓고 다산을 기원하는 효력이 있다고 여겨졌다. 중국에서는 신부가 붉은색 옷을 입어야 악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으며, 이는 붉은색이 화재와 피를 연상시켜 악귀를 두렵게 만든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의 결혼식 미신들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혼식 전에 다른 결혼식에 가면 안 된다"는 미신은 결혼이라는 사회적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한다. 마치 마치 한정된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의 표현이다. "장례식에 가면 안 된다"는 미신은 생과 사의 경계에 대한 민감성을 보여준다. 생의 시작과 끝이 서로의 에너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미신들은 단순한 맹목적 믿음이 아니다. 그것은 당시 사회의 가치관, 두려움, 희망이 응축된 문화적 유산이다. 농경 사회의 불확실성, 질병에 대한 무기력함, 자연 재해에 대한 두려움. 이 모든 것이 미신이라는 형태로 결혼이라는 중요한 통과의례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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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아시아의 결혼 미신: 비교 문화학적 접근


동아시아 세 나라 - 한국, 중국, 일본 -의 결혼 미신을 비교해보면 놀라운 유사점과 흥미로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세 나라는 유교 문화권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각기 다른 역사적 경험과 사회 구조 속에서 독특한 미신 체계를 발전시켰다.

한국의 결혼 미신은 특히 '빼앗김'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게 나타난다. 결혼식 전에 다른 결혼식에 가면 행복을 빼앗긴다, 신부가 흰옷을 입으면 신랑이 죽는다, 결혼 전에 거울을 깨뜨리면 불행이 온다는 등의 미신들은 모두 무언가를 잃거나 빼앗기는 것에 대한 공포를 반영한다. 이는 한국 사회의 오랜 내적 경쟁 구조와 자원의 희소성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중국의 결혼 미신은 더욱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다. 결혼식 날짜를 정할 때 꼭 황금길일(黃吉日)을 따져야 하고, 신부의 예물에 반드시 금붙어가 포함되어야 하며, 결혼식 장소의 방위까지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음양오행의 원리가 결혼 미신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예를 들어, 신랑과 신부의 사주팔자를 맞추어 결혼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풍습은 여전히 현대 중국 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결혼 미신은 더욱 정교하고 상징적이다. 신부가 결혼식 전에 백색 기모노를 입는 것은 죽음과 재탄생을 상징하며, 특정 날짜에 결혼을 피하는 풍습(예: 부처의 열반일)은 종교적 경외심을 반영한다. 일본의 미신은 종종 미의식(美意識)과 결합되어 있다. 예를 들어, 결혼식 장소에 특정 꽃을 배치하면 행복이 온다는 믿음은 단순한 미신을 넘어 미적 감각과 결합된 문화적 실천이다.


이 세 나라의 미신을 비교해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 있다. 첫째, 모든 미신이 통제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반영한다는 점. 둘째, 결혼이 단순한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의 사건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점. 셋째, 미신이 단순한 금기가 아니라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한국의 미신이 '손실'에 초점을 맞춘다면, 중국의 미신은 '획득'과 '조화'에, 일본의 미신은 '정화'와 '재탄생'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이는 각 사회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미신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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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웨딩플래너의 눈으로 본 미신: 현장의 목격자들


나는 지난 15년간 500여 쌍의 신랑신부를 위해 결혼식을 준비했다. 웨딩플래너라는 직업은 단순히 행사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가장 깊은 감정과 두려움, 희망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자리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는 미신이 현대인들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했다.

2010년 초, 나는 한 젊은 커플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지성인들이었다. 신랑은 의사, 신부는 변호사. 그런데 결혼식을 3개월 앞두고 신부가 갑자기 나를 찾아와 울먹였다.


"플래너님, 제 결혼식을 취소해야 할 것 같아요."

이유인즉, 그녀의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결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꿈속에서 딸의 결혼식이 불행하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신부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결혼식을 취소할 고민에 빠진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신부님, 어머니께서 살아계셨다면, 딸의 행복한 결혼을 원하셨을까요, 아니면 불행한 결혼을 원하셨을까요?"

그 질문에 신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눈물을 닦고 말했다. "물론 행복한 결혼을 원하셨겠죠."

그 순간, 미신이라는 그림자가 걷히고, 사랑의 본질이 드러났다. 그녀는 결국 결혼식을 진행했고, 지금도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가 있다. 2015년, 한 신랑이 나를 찾아왔다. 그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자신의 결혼식이 취소되었다고 했다. 신부 측에서 미신을 믿는 어머니가 강력하게 반대했다는 것이다. 신랑은 분노와 허무감에 휩싸여 있었다.

"어떻게 사람의 인생이 이런 헛된 믿음에 좌우될 수 있죠? 우리는 3년 동안 사랑해왔는데, 단지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끝나다니요."

나는 그에게 말했다. "신랑님, 이건 미신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 관계가 미신이라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릴 만큼 약했던 것은 아닐까요?"

진정한 사랑은 미신 같은 외부적 압력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관계가 그렇지 못하다면, 미신은 단지 그 약함을 드러내는 계기일 뿐이다.


지난해에는 특히 인상적인 경험을 했다. 한 신부가 결혼식 전에 장례식에 참석해야 했다. 그녀의 오랜 스승이 돌아가신 것이다. 신부는 고민 끝에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했고, 결혼식 당일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신부의 어머니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딸이 장례식에 가겠다고 할 때, 정말 마음이 쓰였어요. 하지만 딸이 스승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신보다 사람의 도리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결혼식이 아무 문제 없이 잘 진행되면서,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죠."

웨딩플래너로서 나는 이런 사례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미신이 관계를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미신을 핑계로 관계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미신은 결코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가두고, 관계의 깊이를 피하게 만들며, 인간적인 따뜻함을 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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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대 사회와 미신: 변화와 지속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다. 인류는 달에 착륙했고,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었으며, 유전자 치료는 불치병을 정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 미신은 사라져야 마땅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현대 사회일수록 미신은 더욱 정교하고 교묘한 형태로 부활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현대 사회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과거의 미신이 주로 자연 현상에 대한 통제 욕구에서 비롯되었다면, 현대의 미신은 사회적, 경제적 불안정성에서 비롯된다. 취업난, 주택난,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이러한 현대 사회의 문제들은 과학 기술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다. 사람들은 이 불확실성에 대한 통제감을 얻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미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소위 '결혼 정보 회사'들이 제공하는 사주팔자 맞춤 서비스, 결혼식 날짜와 장소를 점치는 앱, 심지어 AI를 활용한 결혼 운세 예측 서비스까지. 이들은 전통적인 미신에 현대 기술을 덧입힌 새로운 형태의 미신 산업이다.

흥미로운 점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오히려 이러한 현대적 미신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식과 정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선택의 부담이 커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되기 때문일 것이다.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일수록, 통제 불가능한 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내가 만난 한 IT 기업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공학을 전공하고 데이터를 믿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결혼식 날짜를 정할 때는 꼭 사주를 보게 돼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냥... 뭔가 확실한 걸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죠."

이 말이 현대인들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지만, 동시에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확실한 무언가를 붙잡고 싶어 하는 본능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미신은 바로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편리한 도구인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미신이 지속되는 것은 과연 긍정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인가?

나는 후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의 미신은 전통적 미신과 달리, 개인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회적 관계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의 미신이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는 기능을 했다면, 현대의 미신은 개인의 불안을 달래는 동시에 사회적 연결을 단절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전통적 미신에서는 결혼식에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축하하고, 미신을 공유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강화했다. 하지만 현대의 미신은 개인적으로 앱을 통해 운세를 확인하고, SNS에 결과를 공유하는 수준에 머문다. 이는 공동체의 해체와 개인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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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미신과 관계의 철학: 진정한 선택의 의미


미신에 대한 논의는 결국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는 왜 미신을 믿는가? 그리고 그 믿음이 우리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더 나아가, 그 선택이 우리의 관계와 삶을 어떻게 형성하는가?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이 "선택의 자유에 던져진 존재"라고 말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며, 그 선택을 통해 우리 자신을 정의해나간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선택의 부담을 피하고 싶어 하는 본능적 욕구도 가지고 있다. 미신은 바로 이 선택의 부담을 덜어주는 편리한 도구다.

"미신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선택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결혼식이 잘 안 된 것은 다른 결혼식에 참석했기 때문이고, 사업이 실패한 것은 이사 날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며, 건강이 나빠진 것은 특정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책임을 미신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전가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오히려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진정한 자유는 선택의 책임을 감수하는 데 있다. 미신이라는 이름의 편리한 도구를 내려놓고, 우리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용기. 그것이 진정한 성숙한 인간의 태도가 아닐까?

관계의 철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관계는 선택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정 사람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며 관계를 유지해나간다. 하지만 미신은 이 선택의 본질을 훼손한다. "미신 때문에 관계를 포기했다"고 말하는 순간, 그 관계는 처음부터 진정한 선택의 결과물이 아니었음이 드러난다.


내가 만난 한 부부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결혼식 전에 모든 미신을 깨부쉈어요. 친구의 결혼식에도 갔고, 장례식에도 참석했죠. 사람들은 우리가 미신을 무시한다고 했지만, 사실 우리는 관계의 본질을 선택한 겁니다. 미신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선택한 거죠."

이 부부의 말이 진정한 관계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관계는 미신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적 선택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미신을 믿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를 지키느냐 포기하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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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교육과 미신: 다음 세대를 위한 성찰


최근 내 11살 딸아이가 친구들에게 들었다며 빨간 마스크 이야기를 전했다. 그 순간, 내 마음은 찡했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이 미신들은 여전히 건재하구나.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데도,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여전히 두려움의 뿌리가 튼튼히 박혀 있구나.

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미신을 완전히 없애야 하는가, 아니면 미신의 의미를 가르쳐야 하는가?


나는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신 자체를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미신이 무엇인지, 왜 생겨났는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신을 단순히 비합리적인 믿음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인간의 두려움과 희망이 응축된 문화적 유산으로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내 딸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미신은 사람들이 불안할 때 만들어낸 이야기란다. 예전에는 병을 고칠 약도 없고, 미래를 예측할 방법도 없었지. 그래서 사람들은 무서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특정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규칙을 만들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과학이 발전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 그래서 미신을 무조건 믿을 필요는 없어. 하지만 동시에, 그 미신이 왜 생겨났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단다. 그건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두려웠는지, 그리고 얼마나 안전하기를 원했는지를 보여주는 거니까."


이러한 교육적 접근은 미신을 단순히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게 한다. 미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도 미신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미신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미신의 사회적 기능, 문화적 의미, 역사적 배경을 종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미신을 맹목적으로 믿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비판적 사고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와 미신적 내용이 쏟아지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그것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미신에 대한 교육은 단순히 전통적 미신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현대 사회의 새로운 형태의 미신에 대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과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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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신을 넘어선 관계: 실천적 제안들


그렇다면 우리는 미신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어떻게 진정한 관계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실천적 제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미신의 기원을 이해하라. 미신은 단순한 맹목적 믿음이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인간의 지혜의 층위다. 미신을 이해하면 미신에 억눌리지 않고 미신을 초월할 수 있다. 미신의 두려움을 이해하면,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를 낼 수 있다.

둘째, 관계의 본질에 집중하라. 미신은 결코 관계의 본질이 아니다. 관계의 본질은 사랑, 신뢰, 존중, 책임이다. 미신에 얽매여 관계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말라. 친구의 행복에 진심으로 기뻐하고, 이웃의 슬픔에 진심으로 슬퍼하는 것. 그것이 미신을 넘어선 진정한 관계의 실천이다.

셋째, 선택의 책임을 지라. 미신은 선택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는 편리한 도구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선택의 책임을 감수하는 데 있다. 미신 때문에 관계를 포기하지 말고, 관계를 지키기 위한 선택의 책임을 지라. 그것이 진정한 성숙한 인간의 태도다.

넷째, 공동체의 지혜를 활용하라. 미신이 개인의 불안을 달래는 수단이 되었다면, 공동체의 지혜는 진정한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미신에 얽매인 개인적 결정이 아니라, 공동체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라.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공동체의 지지를 받는 것이 미신보다 더 강력한 안정감을 줄 것이다.

다섯째, 과학과 이성의 힘을 신뢰하라. 과학 기술의 발전은 많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과학적 사고와 이성적 판단을 통해 미신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과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도 인정하라. 인간의 삶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움과 불가해함이 존재한다. 그 신비로움을 존중하면서도, 비합리적인 두려움에 얽매이지 않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여섯째,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하라. 미신은 전통적 가치의 일부다. 전통을 완전히 부정하기보다는, 전통의 긍정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을 모색하라. 예를 들어, 결혼식 전에 친구의 결혼식에 가지 않는 대신,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함으로써 우정을 확인하고, 결혼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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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미신을 넘어서, 관계로


미신은 인류의 오랜 동반자다. 인간이 두려움을 알게 된 순간부터, 미신은 우리와 함께했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관문 앞에서도 미신은 우리를 지켜보고, 때로는 우리를 가두고, 때로는 우리를 위로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미신을 넘어설 때가 되었다. 미신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관계의 본질을 발견해야 한다. 미신이 아닌 사랑으로, 미신이 아닌 신뢰로, 미신이 아닌 책임으로 관계를 맺어야 할 때가 되었다.

웨딩플래너로서 나는 수많은 커플을 보았다. 미신에 얽매여 행복을 놓친 커플도 있었고, 미신을 넘어서 진정한 사랑을 지켜낸 커플도 있었다. 후자들이 항상 더 행복해 보였다. 그들은 미신이라는 두려움을 넘어서서, 관계의 본질을 선택한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다.


내 결혼식 전에도 많은 미신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나는 웨딩플래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미신을 넘어서기로 선택했다.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고, 장례식장에도 갔다. 그리고 나의 결혼식은 아무 문제 없이 아름답게 진행되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나는 진정한 관계의 의미를 배웠다는 것이다.

미신을 믿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를 지키느냐 포기하느냐의 문제다. 미신이라는 얇은 장막을 걷어내고, 관계의 본질을 마주할 용기.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성숙의 길이다.


결혼식은 단순히 두 사람의 합치가 아니다. 수많은 관계가 얽히고설킨 인생의 축제다. 그 축제의 현장에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잃는가? 바로 '함께'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잃는 것이다.

미신은 결코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가둔다. 관계의 깊이를 피하게 만들고, 인간적인 따뜻함을 잃게 만든다. 미신이라는 이름의 두려움을 넘어서서, 우리는 더 진실한 관계를 맺을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를 내는 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과제다. 미신을 넘어서, 관계로. 그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이고, 그 길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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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단순히 미신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웨딩플래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우리가 왜 이토록 미신에 얽매이는지, 그리고 그 미신이 우리의 관계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깊이 성찰해보고 싶었습니다.


결혼식 현장에서 저는 너무나 많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들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신이라는 그림자가 그 사랑을 위협하는 순간들도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미신 때문에 헤어지고, 소중한 인연이 미신 때문에 끊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은 아팠습니다. 그 아픔이 바로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동기입니다.


우리는 모두 불안한 존재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공포, 상실에 대한 걱정. 이러한 불안감이 미신이라는 형태로 우리의 삶에 스며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불안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독자분들께 말하고 싶습니다. 미신은 결코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고요. 오히려 미신은 우리를 더 깊은 불안 속으로 밀어넣고, 소중한 관계들로부터 우리를 단절시킵니다. 진정한 안정감은 미신이 아닌 관계에서 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진실한 연결,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공동체의 힘, 그리고 우리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용기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이 말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과거의 어리석은 두려움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과학과 이성의 힘을 신뢰하면서도, 인간의 따뜻함과 공감의 가치를 잃지 마세요. 전통을 존중하되, 전통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나가세요. 미신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진정한 관계의 빛을 발견하는 용기를 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미신을 가르치기보다는,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세요. 미신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세요. 그것이 자녀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저 자신을 위한 성찰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웨딩플래너로서, 작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저도 끊임없이 미신의 유혹과 싸워왔습니다. 때로는 편리하게 미신에 기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매번 관계의 본질을 선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글이 저 자신에게 하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미신을 넘어서 진정한 관계를 지키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요.

독자분들이 이 글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신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진정한 관계의 빛을 발견하고, 그 빛을 따라 더 깊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미신을 넘어서, 관계로. 그것이 제가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은 가장 소중한 메시지입니다.


2024년 가을,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며

유다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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