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를 처음 시작하는 예비부부들은 스드메라는 단어부터 낯설어한다.
스드메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의 줄임말이다.
웨딩 업계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쓰이는 말이지만, 막상 처음 듣는 신부님들은 “스드메가 뭐예요?”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곤 한다.
스튜디오: 리허설 촬영을 진행하는 곳. 신랑 신부가 정장을 입고 사진을 남기는, 결혼 준비의 하이라이트 같은 순간이다.
드레스: 말 그대로 신부의 드레스. 체형과 이미지, 취향에 따라 가장 큰 고민이 되는 파트다.
메이크업: 예식 당일, 혹은 리허설 촬영 당일 신부를 가장 빛나게 만들어주는 손길.
이 세 가지를 한데 묶어 계약하고 준비하는 것이 바로 스드메다.
여기에 웨딩 업계만의 전문 용어도 더해진다.
원판: 결혼식 당일, 가족과 친척, 친구들과 함께 남기는 단체 사진.
스냅: 예식 당일 신부대기실에서부터 식이 끝날 때까지, 자연스러운 순간들을 기록하는 사진.
헬퍼 이모: 리허설 촬영과 본식에서 신부의 드레스 자락과 메이크업을 끝까지 케어해 주는 분들.
결혼 준비에 있어 스드메는 ‘첫 단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준비해야 그다음 단계들이 수월하게 이어진다.
스드메 준비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단연 리허설 촬영이다.
이 날은 신부가 여러 벌의 드레스를 입고, 메이크업을 받으며, 웨딩 화보를 찍는 날이다.
보통은 미니 드레스 1벌 + 머메이드 드레스 1벌 + 벨라인 또는 A라인 드레스 1벌로 구성해 총 2~3벌을 입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리허설용 메이크업과 본식 메이크업이 다르다는 것이다.
스튜디오의 조명은 강하고, 사진은 세밀한 보정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메이크업이 두껍게 올라간다.
그래서 거울로 보면 다소 어색하고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다.
반면 본식 메이크업은 좀 더 자연스럽고 생기 있게 표현된다.
많은 신부들이 리허설 촬영 후 “메이크업이 왜 이렇게 진하죠?”라고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진 속에서는 오늘의 메이크업이 가장 아름답게 나올 거예요.”
1. 리허설 촬영 때 앨범 페이지를 늘려야 할까요?
리허설 앨범은 보통 20페이지 기본 구성이다.
여기에 원본 사진 구입 여부, 페이지 추가 여부가 늘 질문이 된다.
원본 파일은 대부분 25만~50만 원 선이다.
왜 원본이 별도로 비용이 들까? 그건 포토그래퍼의 권리 때문이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물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다. 저작권은 촬영자에게 있고, 원본 구입은 그 권리를 일정 부분 위임받는 개념이다.
많은 신부들이 앨범 페이지를 늘리려 한다. 하지만 나는 늘 이렇게 조언했다.
“페이지는 늘리지 마세요. 결국 평생 몇 번 꺼내 보지 않아요.”
나 역시 결혼할 때 페이지를 잔뜩 늘렸지만, 지금은 책장 구석에 먼지가 쌓여 있다.
앨범은 자주 꺼내 보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원본 파일을 구입해 필요할 때마다 인화하는 게 훨씬 실속 있다.
2. 메이크업샵을 어떻게 고를까요?
메이크업은 신부의 만족도를 좌우한다.
나는 신부님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
“같은 비용이라면, 실력이 좋은 실장님께 올인하세요.”
강남, 청담 일대의 실장님들은 기본적으로 실력이 보장된다.
그곳에서 실장이 된다는 건 이미 오랜 경력과 검증을 거쳤다는 뜻이다.
물론 원장급은 더 비싸지만, 꼭 원장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까다로운 성격의 신부라면?
나는 미리 사비를 내고 리허설 메이크업 테스트를 권했다.
“당일에 맘에 안 들면 돌이킬 수 없어요. 미리 경험해 보세요.”
머리숱이 적거나 짧은 경우에는 붙임 머리를 추가해야 할 때도 있다.
이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사진 퀄리티를 생각하면 필수적일 수 있다.
3. 토탈샵은 어떤 곳인가요?
토탈샵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보통 웨딩홀 내부나 드레스샵이 메이크업실을 겸하는 경우다.
장점은 분명하다. 이동이 적고, 비용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개별 샵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내 경험상, 토탈샵은 성격이 단순하고 비용을 아끼려는 커플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예민하고 디테일에 민감한 신부라면, 각 분야의 전문 샵을 따로 고르는 게 맞다.
4. 리허설 스튜디오, 배경 위주 vs 인물 위주?
이 질문도 많이 받았다. 답은 신랑 신부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자신감 있는 커플이라면 인물 위주 촬영이 빛난다.
반면 사진에 어색하고 부담을 느낀다면, 배경 위주 스냅이 훨씬 자연스럽다.
특히 요즘은 세미 촬영이라는 것도 있다.
3~4시간 촬영 대신 1시간 반 정도만 진행하는 방식이다.
짧고 가볍게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하는 신부들에게 인기가 있다.
내 개인적인 추천은 배경 위주 촬영이다.
인물 사진은 증명사진, 셀카 등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웨딩스튜디오의 드라마틱한 배경은 평생 다시 찍기 어렵다.
5. 웨딩플래너 동행은 꼭 필요할까요?
의외로 많은 신부님들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나는 늘 이렇게 말했다.
“큰 도움은 안 되지만, 결정을 못 하신다면 함께 하셔도 좋아요.”
결국 드레스를 고르는 건 신부 자신이다.
신랑은 대부분 “다 예쁘다”라는 말밖에 하지 않는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웨딩플래너 시절, 비동행을 원칙으로 했다. 대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드렸다.
리허설 촬영과 본식에서 챙겨야 할 것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6. 리허설 촬영 전, 다이어트는 얼마나 해야 할까요?
많은 신부님들이 결혼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결심하십니다. 그러나 지나친 다이어트는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리허설 촬영 최소 2~3개월 전부터 식습관을 조금씩 조정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친 단식보다는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 조절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로하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하는 것입니다.
7. 드레스 투어는 몇 군데까지 가야 할까요?
드레스 투어는 기본적으로 2~3군데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많은 곳을 다니다 보면 오히려 혼란만 커지고, 결정하기 더 어려워집니다. 드레스는 “처음 보았을 때 설레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너무 많은 옵션을 보면 처음의 설렘이 무뎌지고, 결정을 후회하게 될 수 있습니다.
8. 신부 대기실 촬영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신부 대기실은 하객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공간이자, 자연스러운 사진이 많이 찍히는 공간입니다. 이때 너무 많은 소품을 두면 사진이 복잡해 보일 수 있습니다. 꽃다발이나 간단한 소품 정도로 정리된 모습이 훨씬 깔끔하게 나옵니다. 또한 긴장하지 말고, 하객과 대화하는 자연스러운 순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사진으로 남습니다.
9. 스냅사진은 꼭 필요할까요?
스냅은 단순히 사진이 아니라, 그날의 공기와 분위기를 기록하는 역할을 합니다. 원판은 정적인 기록이라면, 스냅은 감정이 담긴 기록입니다. 부모님이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 친구들이 환하게 웃는 장면, 신랑이 신부를 바라보는 순간 같은 것들은 스냅으로만 남길 수 있습니다. 예산이 허락한다면 스냅 촬영은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10. 본식 메이크업 리터치는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본식 날 메이크업은 아침 일찍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정이 필요합니다. 보통 메이크업샵에서 전문 리터치 기사님을 보내주기도 하는데, 이는 별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립스틱과 파우더 정도를 직접 챙겨서 간단히 수정하시면 되고, 중요한 순간마다 헬퍼 이모가 동행해서 완벽한 메이크업을 도와주시니 크게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스드메는 단순히 예식의 외형을 꾸미는 절차가 아닙니다.
그 과정에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설렘, 미래를 함께 약속한 순간의 다짐, 그리고 오랜 시간 지켜봐 준 가족들의 마음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리허설 촬영에서 사진 한 장 한 장을 고르며 “내가 웃는 게 예쁜가, 저 각도가 더 나은가”를 두고 수십 번 고민합니다. 또 신랑님들은 옆에서 그저 “다 예뻐”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눈치를 보기도 하지요.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긴 시간의 고민조차도 결국은 두 사람만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웨딩플래너로서 제가 늘 강조드리고 싶은 건, 완벽한 결혼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드레스 자락이 조금 밟히기도 하고, 메이크업이 시간이 지나면서 살짝 번지기도 하며, 사진을 다시 보면 “이때 왜 저렇게 웃었을까” 싶은 장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 결혼식의 진짜 의미가 살아납니다.
스드메를 준비하는 과정은 때로는 피곤하고 지치게 만들지만, 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선택의 순간마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양보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곧 부부로서의 첫 연습이 되는 셈입니다. 비용과 조건 앞에서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함께 웃으며 결정을 내리기도 하면서, 두 분은 점점 더 ‘우리’라는 이름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드메는 단순히 사진과 드레스와 메이크업을 넘어선, 사랑을 기록하는 의식이라고.
비용이나 조건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을 잊지 말라고요.
결혼식이 끝나고 시간이 흘러, 먼 훗날 앨범을 꺼내 보았을 때 여러분은 아마 페이지 수보다 더 소중한 걸 느끼실 겁니다. 바로, 그날 함께였다는 사실 말입니다.
저는 웨딩플래너로 일했던 지난 13년 동안 수많은 신랑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모두가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끝에 남는 건 같은 것이었습니다. 바로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결혼 준비는 때로는 힘들고 복잡할 수 있지만,
그것은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 살아가기 위한 첫 번째 여정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을 함께하며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예비부부께 전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입니다.
조금의 부족함도, 조금의 흔들림도, 모두 두 분만의 이야기가 되어 평생을 따뜻하게 비춰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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