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가 끝나고 결혼이 결정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예산’을 정하는 일입니다. 서로의 모든 통장 내역이 드러나고, 이제부터는 우리의 돈이 함께 흘러가기 시작하는 순간이죠.
자금을 한 사람이 총괄할 것인지, 아니면 생활비를 반반 부담하고 각자의 월급은 개인이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반드시 합의가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각자의 월급은 각자 관리하고, 생활비만 나누어 부담하는 부부가 많습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지요.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부부에게는 그 방식이 훨씬 편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투명성입니다. 서로의 재산이 얼마나 모였는지, 큰돈을 어디에 쓰는지, 부모님께 드릴 용돈은 얼마로 정할지 등은 반드시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두 사람 중 누가 재산을 관리할지 고민된다면, 돈을 잘 다루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일 수 있습니다.
결혼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대개 집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다투는 부분은 흔히 말하는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입니다. 누군가는 “한 번뿐인 결혼, 화려하게 하자”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허례허식은 줄이고 집이나 신혼여행에 더 투자하자”라고 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두 사람이 충분히 상의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입니다.
저는 웨딩플래너로 일하면서 신부님들이 연예인 결혼식에서 본 드레스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한때 어떤 연예인이 은방울꽃을 부케로 들어서 서울 시내에서 은방울꽃이 품절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현상이 결코 옳다고 보지 않습니다. 결혼은 ‘나와 너’를 위한 현실적인 약속이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 뿐이라는 생각으로 과소비를 하면, 그 후회는 오래 남습니다.
특히 요즘은 물가가 많이 올라 웨딩홀 식대만 해도 1인당 5만 원 이상이 훌쩍 넘습니다. 지방이라도 4만 원대가 최저선일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알뜰한 마음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리고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결혼식은 하객들의 귀한 시간을 내어 만들어지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준비해 약속 시간에 맞춰 오시고, 도착해서도 원판 촬영 때문에 오랫동안 기다려야 합니다. 특히 친구 촬영이 순서상 맨 마지막이라, 가장 오래 기다린 사람들이 가장 늦게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늘 이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사실은 오랜 시간 기다린 친구들이 먼저 사진을 찍고 식사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하객이 내어준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누군가는 3만 원을, 누군가는 5만 원을 내지만,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나를 위해 자신의 하루를 떼어준 그 마음이야말로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선물입니다. 축의금만 보내고 오지 못하는 분들 역시 감사한 분들이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결혼은 현실적인 의식입니다. 그렇기에 더 신중해야 합니다. 지금의 한국 결혼 문화가 과연 옳은 것인지,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미국처럼 집에서 가족끼리 간단히 하거나, 바닷가에서 가까운 지인들만 불러 드레스만 입고 사진만 찍는 방식이 진짜 ‘하우스 웨딩’ 일지도 모릅니다. 축의금 대신 선물을 주고받고, 함께 식사하는 단순한 형식이 오히려 본질에 더 가깝습니다.
저는 두 딸에게는 늘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화려한 드레스에 너무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네가 원하는 삶을 흐리게 하지 말아라. 신혼집을 좋은 곳으로 얻고, 신혼여행을 아름다운 곳으로 다녀와라. 결혼식은 간단하게 하더라도, 너희 둘의 삶은 더 풍요롭게 살아가라.”
결혼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첫 번째 추억의 문입니다. 빚을 내서까지 치르는 결혼식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차라리 소박해도 알뜰하게, 때로는 사진 한 장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결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모든 것을 갖추려다 보면, 정작 내 삶은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결혼 준비 예산을 정하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결혼은 우리 가족의 출발이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가 아니라는 것. 예산은 그 출발을 지혜롭게 만들어주는 가장 현실적인 기초입니다.
결혼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대가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첫 번째 추억의 문입니다. 빚을 내서까지 치르는 결혼식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차라리 소박해도 알뜰하게, 때로는 사진 한 장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결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모든 것을 갖추려다 보면, 정작 내 삶은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결혼 준비 예산을 정하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결혼은 우리 가족의 출발이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가 아니라는 것. 예산은 그 출발을 지혜롭게 만들어주는 가장 현실적인 기초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혼이라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함께 배워가는 마음의 자세입니다. 상대방의 형편을 이해하고, 서로의 가정을 존중하며, 때로는 작은 것을 양보하는 순간들 속에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갑니다. 화려한 드레스나 근사한 웨딩홀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바로 그 배려와 존중의 기억입니다.
내가 웨딩플래너로 수많은 신부와 신랑을 만나며 느꼈던 건, 결혼식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얼마를 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서로를 배려했느냐’였다는 사실입니다. 결혼식 당일, 눈물이 글썽이는 부모님의 얼굴, 설레며 떨리는 목소리로 서약을 읽는 신랑과 신부의 모습, 오랜 시간 함께해 준 친구들의 웃음과 박수. 이것들이야말로 가장 값지고, 가장 영원히 남는 자산이었습니다.
그러니 예비부부 여러분, 예산을 정하기 전 잠시 멈추어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10년, 20년 후에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따뜻한 장면은 과연 무엇일까? 빚으로 빚어낸 화려함일까, 아니면 서로의 눈빛 속에서 확인한 소박한 약속일까?
결국 결혼은 ‘행사’가 아니라 ‘삶의 시작’입니다. 예산을 어떻게 세우느냐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 두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걸어가려는지에 대한 선언과도 같습니다.
저는 두 딸에게 늘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남들의 시선을 쫓지 말고, 너희 둘의 행복을 좇아라.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다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추억이고, 서로의 마음이다. 그 마음만 지켜낸다면, 결혼식이 크든 작든, 예산이 많든 적든, 그 결혼은 이미 가장 완벽한 결혼이다.”
결혼 준비는 결국 돈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사랑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예산표 위에 숫자를 적어 내려가면서도, 그 안에 사랑과 신뢰를 채워 넣는 것이야말로 두 사람이 앞으로 살아갈 삶의 가장 단단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결혼은 단 한 날의 화려함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긴 날들을 위한 출발점입니다.
나는 웨딩플래너로, 그리고 작가로 살아오며 깨달았습니다.
남들이 보아주는 순간보다, 서로의 마음을 지켜내는 시간이 훨씬 더 소중하다는 것을요.
예산은 숫자가 아니라 사랑의 방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넉넉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사랑을 지키는 결혼,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결혼이라면
그 시작은 이미 가장 완벽한 결혼식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