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미신이 삼켜버린 요람: '처녀 정화'

: 영유아를 제물로 바친 에이즈의 광기

by 유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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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요람, 병동을 채우는 기저귀 찬 아기들의 비명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느 국립 병원 응급실. 자정을 넘긴 시각,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온 응급대원의 품에는 피투성이가 된 작은 담요가 들려 있다. 담요 속에 감싸인 것은 교통사고 환자도, 맹수에게 물린 부상자도 아니다. 생후 9개월,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해 기저귀를 차고 있는 핏덩이 같은 아기다.


의료진은 황급히 아기의 상태를 살피지만, 베테랑 의사들조차 참담함에 고개를 떨구고 만다. 아기의 연약한 하반신은 잔혹하게 파열되어 있고, 끊임없는 하혈로 의식마저 희미하다. 이것은 사고가 아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에 의해 자행된, 인간의 언어로는 차마 묘사조차 힘든 끔찍한 성폭행의 결과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 병동에 이런 아기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도대체 어떤 악마가, 무슨 이유로 기어 다니는 아기들을 이토록 처참하게 유린하는 것인가. 그 배후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무지하고도 잔혹한 괴물이 똬리를 틀고 있다. 바로 '처녀 정화 미신(Virgin Cleansing Myth)'이다.


자신이 걸린 에이즈(AIDS)를 치료하기 위해, 병들고 썩어가는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가장 순결한 생명을 제물로 바치는 끔찍한 야만의 의식. 오늘의 비망록은 무지와 공포, 그리고 극단적인 이기심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21세기의 홀로코스트, 영유아를 겨냥한 에이즈 강간의 참혹한 실태에 대한 비통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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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공포가 낳은 망상, '처녀 정화(Virgin Cleansing)'의 기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 등지에서 에이즈(HIV/AIDS)는 마을 전체를 몰살시키는 거대한 재앙이었다. 치료제가 보급되기 전, 에이즈 판정은 곧 사형 선고와 같았다. 뼈만 남은 채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이웃들을 보며 사람들은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혔고, 이 공포는 이성적인 의학 대신 주술과 흑마술(Sangoma)이라는 어둠의 영역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그 어둠 속에서 피어난 가장 치명적인 독버섯이 바로 '처녀 정화 미신'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이 '한 번도 성관계를 맺지 않은 순결한 처녀'와 관계를 맺으면, 자신의 몸속에 있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처녀의 몸으로 옮겨가고 자신은 완치된다는 끔찍한 망상이다. 질병을 타인에게 '전가'함으로써 자신을 '정화'할 수 있다는 이 기괴한 주술적 논리는,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감염자들에게 악마의 구원처럼 퍼져나갔다.


이것은 단순한 무지가 아니다. 강자의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 약자의 생명을 도구로 써도 좋다는, 철저히 남성 중심적이고 폭력적인 생명 경시 사상이 미신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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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기저귀 찬 아기인가: '절대적 순결'을 향한 기형적 집착


처음 이 범죄의 표적은 10대 소녀들이었다. 하지만 에이즈 감염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해자들의 의심은 병적으로 짙어졌다. "10대 소녀도 이미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 감염되었을지 모른다. 진짜 순결한 처녀가 아니면 병이 낫지 않는다."


그들은 '확실한 미감염자', '절대적인 순결'을 찾기 시작했다. 그 엽기적인 탐욕의 화살표가 향한 곳은 경악스럽게도 이제 막 걸음마를 떼거나 요람에 누워있는 '영유아(Infant)'들이었다. 생후 몇 개월에서 서너 살 남짓의 아기들이라면 절대 성경험이 없을 것이고, 그들의 흠 없는 몸이야말로 에이즈를 물리칠 가장 강력한 치료제라고 맹신하게 된 것이다.


가해자들은 낯선 괴한만이 아니다. 이웃집 아저씨, 어머니의 동거남, 심지어 친척이나 친아버지조차 자신의 병을 고치겠다는 일념 하나로 짐승처럼 아기의 요람으로 기어든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안이, 가장 끔찍한 사냥터로 변해버린 것이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성인 남성의 이기심이, 스스로 몸을 가눌 힘조차 없는 핏덩이들의 몸을 무참히 찢어발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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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가 아닌 파괴, 바이러스와 영구적 장애의 굴레


미신의 결과는 참혹한 파멸뿐이다. 처녀와 관계를 맺는다고 에이즈가 낫는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완벽한 허구다. 오히려 성인의 폭력적인 성행위는 영유아의 연약한 점막과 장기를 심각하게 파열시킨다.


아기의 몸은 성인의 힘을 감당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피해 아동들이 질과 직장이 파열되어 대소변이 줄줄 새는 '누공(Fistula)'이라는 영구적인 신체장애를 입게 된다. 과다 출혈로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작은 숨을 거두는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다 해도 가해자의 몸속에 있던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찢어진 상처를 통해 아이의 몸으로 고스란히 옮겨간다는 사실이다. 병을 낫게 하기는커녕, 죄 없는 아이에게 평생 짊어져야 할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이다. 육체의 훼손, 평생의 장애, 그리고 불치병의 감염. 단 한 번의 야만적인 폭력이 한 아이의 남은 생애 전체를 돌이킬 수 없는 지옥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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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하는 공동체와 붕괴된 공중 보건의 합작품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도대체 이런 끔찍한 일들이 어떻게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이토록 광범위하게 벌어질 수 있는가.


첫 번째 원인은 극도의 빈곤과 공중 보건 시스템의 붕괴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ARV)와 같은 현대적인 에이즈 치료제가 빈민가까지 제대로 보급되지 않고, 정부의 의료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쉽게 주술사의 거짓말에 의존한다. 올바른 성교육과 의학적 지식이 차단된 곳에서, 미신은 전염병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두 번째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공동체의 침묵과 가부장적 억압이다. 아기가 끔찍한 일을 당해도, 가족들은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혹은 '강간당한 아이'라는 사회적 낙인과 수치심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숨긴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조차 이런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뇌물을 받고 덮어버린다. 보호막이 되어야 할 사법 체계와 마을 공동체가 오히려 가해자들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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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을 지키지 못하는 세상에 미래는 없다


밤의 병동, 찢어진 몸을 꿰매는 수술대 위에서 마취에 취해 잠든 아기의 얼굴은 천사처럼 평온하다. 이 아이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태어난 지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고통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가.


'처녀 정화'라는 말은 기만이다. 그것은 정화가 아니라 타인의 피를 빨아먹고 연명하려는 뱀파이어와 같은 '기생(Parasitism)'이며, 한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갈가리 찢어놓는 '계획된 살인'이다.


이 끔찍한 비극을 그저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무지한 관습이나 이국적인 해외 토픽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가장 취약하고 방어 능력조차 없는 영유아를 보호하지 못하는 세상,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약자의 생명을 제단에 올리는 것을 묵인하는 세상에 인류의 미래는 존재할 수 없다.


국제 사회는 이 야만적인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더 강력한 의료적 개입과 사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의 처벌과 더불어, 주술과 미신의 사슬을 끊어낼 대대적인 보건 교육이 절실하다.


요람은 생명이 자라나는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둥지여야 한다. 어른들의 이기심과 악마적인 미신이 그 요람을 피로 물들게 내버려 두는 한, 우리 모두는 이 거대한 범죄의 방관자라는 원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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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 내려가는 매 순간이 형벌처럼 고통스러웠습니다.


제발 이 이야기가 지어낸 소설이기를,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스스로에게 수백 번 되물어야만 했습니다.

기저귀를 찬 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실려 온 아기들의 소식은

문명이라는 우리의 오만한 착각을 산산조각 냅니다.


질병의 공포에 잡아먹힌 인간이 도덕과 이성을 잃어버렸을 때,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처참한 증거입니다.

우리는 '미신'이라는 부드러운 단어로 이 범죄를 포장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짐승만도 못한 아동 성폭행이며, 죄 없는 생명을 향한 명백한 테러입니다.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허공을 향해 작은 손을 허우적거렸을 그 수많은 핏덩이들을 생각하며

참담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


부디 세상의 모든 요람에 더 이상의 피가 스며들지 않기를.

가장 힘없는 아이들의 그 여린 숨결을,

우리가 끝까지 외면하지 않고 연대의 목소리로 지켜낼 수 있기를

피 끓는 마음으로 호소합니다.


Written By Yood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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