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상담사와 내담자 사이에 긴장감이 흐를 수도 있을까? 상황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은 조율이 잘 이루어지지만, 가끔은 예상치 못한 감정의 파동이 생기기도 한다. 나 역시 한 번은 원치 않던 긴장 속에 상담을 이어가야 했던 경험이 있다.
“결국 누가 이겼느냐"는 질문엔, 애초에 답할 이유도 없다. 남은 건 마치 검 5번 카드 같은 씁쓸함뿐이었다.
그때의 감정과 상황은 지금도 단 하나의 언어로 설명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다양한 성향의 내담자와 마주하는 법을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까다로운 상황이 몇 번 있었지만, 매번 무리 없이 상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상담에서 긴장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가느냐다.
어쨌든 타로 카드란 무엇일까? 타로의 원리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타로카드를 점을 치는 도구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역사와 상징체계가 담겨 있다. 타로카드는 14세기 이탈리아 귀족들이 즐기던 카드 게임인 ‘타로키’에서 시작해, 15세기 중반의 비스콘티 스포르차 타로, 17세기 후반~18세기 초반의 마르세유 타로로 이어지며 발전해 왔다.
현대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타로는 1909년, 황금새벽회(Golden Dawn) 소속이던 아서 에드워드 웨이트가 고안하고, 파멜라 콜먼 스미스가 그림을 그린 ‘라이더 웨이트 스미스' 타로다. 이 카드 덕분에 상징과 해석이 시각적으로 정교하게 체계화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예술적·문화적 변형이 포함된 수많은 타로 카드들이 이 체계를 바탕으로 제작되고 있다.
타로 상담을 잘하려면 기본적으로 78장의 타로 카드에 대해 모두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아, 나는 타로 상담을 잘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왜냐하면 타로 카드 78장을 온전히 이해하는 일은, 상담 경력이 15년이 넘어도 여전히 새로운 느낌이 들 정도로 깊이 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타로는 정해진 정답이 없고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질문 방식(스프레드)도 매우 다양하다. 공부해야 할 것도 방대해서, 공부하면 할수록 더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타로 입문자 중에는 처음엔 타로가 쉬워 보여 호기심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타로라는 깊은 숲 속에서 길을 잃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완벽해질 때까지 공부한 후에야 상담을 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그런 완벽한 순간은 죽기 직전까지도 오지 않을 것이다. 답은 하나다.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
내담자도 어느 정도는 이 부분을 이해한다. 한 번의 상담으로 인생의 모든 해답을 얻으려는 마음가짐으로 오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의 내담자는 지금 당면한 문제에 대해 어떤 힌트라도 얻는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내가 만난 내담자들은 대부분 다정하고 사랑스러우며 예의 바른 분들이었다. 나는 그분들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해도, 마치 이미 나를 알고 있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상담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유튜브를 통해 친밀감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지금도 아직 상담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상담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분들이 조용히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타로카드란 뭘까? 과연 어떤 질문에 대해 하나의 해답을 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선,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카를 구스타프 융이 연구한 동시성의 원리를 떠올려볼 수 있다.
동시성의 원리(synchronicity)란, 정신적인 사건과 물질적인 사건 사이에 의미 있는 일치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당신이 미칠 듯이 궁금했던 어떤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한 장의 카드를 뽑았을 때, 그 한 장의 카드에서 해석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원리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한 등산가가 융을 찾아와 자신의 꿈 이야기를 했다. 그는 산 정상에서 허공으로 발을 내딛는 꿈을 꾸었다고 말했고, 융은 당분간 등산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얼마 후, 그 등산 가는 산에 올랐다가 발을 헛디뎌 낙하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융은 텔레파시나 예언 같은 현상을 단순한 신비 체험이나 주관적 환상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현실에서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직접 경험한 여러 가지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한 일화들이 전해진다.
직접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신비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시각과는 다른 신비롭고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하며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에 꽤 흥미를 느낀다.
질문을 하고 한 장을 뽑는 순간, 그 해석이 행복하고 희망적이면 기분이 좋아지고 말도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해석하기가 미안해질 때도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좋게만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럴 때는 조언 카드를 추가로 뽑아, 지금의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어떤 상담사도 내담자에게 불편한 말을 일부러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질문에 대한 해석은 카드에 따라 솔직하게 전하되, 조언 카드를 통해 내담자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타로 상담의 핵심이다.
타로 상담은 단순히 미래에 좋은 일이 생길지, 나쁜 일이 생길지를 예측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담자 역시 질문할 때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상담사가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며 스무고개 하듯 질문과 답을 주고받다 보면, 정작 중요한 상담 시간이 소모되어 버릴 수 있다. 타로 상담사는 통찰을 도와주는 안내자일 뿐, 전지전능한 존재는 아니다.
타로 상담의 원리는, 질문에 대해 뽑힌 카드를 해석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상담사는 전체 질문에 대한 카드의 메시지를 해석하고, 그에 따라 내담자의 문제를 통찰하며 질문을 이어가면서 해답을 함께 찾아갈 수 있다.
이때 내담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이 진심으로 궁금한 질문을 솔직하게 던지는 것이다.
오직 본인만 아는 방식으로 상담사를 시험하듯 질문을 이어간다면, 그것은 진정한 상담이라 할 수 없다.
상담사가 얼마나 잘 맞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면, 문제 해결이라는 상담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된다.
타로는 미래를 ‘맞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에서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야 한다.
더 깊은 목적은 나의 무의식이 바라는 바를 타로라는 그림을 통해 끌어내는 데 있다. 무의식은 이미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알고 있으며, 우리는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 이는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 내면에 각인된 삶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목적을 발견하고 용기 있게 인생을 항해하는 과정이야말로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다.
진솔한 마음으로 질문하고 열린 자세로 마주할 때, 비로소 상담의 진가가 드러난다.
상담사는 내담자의 내면을 헤아리며 때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외로움 속에서도 길을 안내한다. 상담은 상담사에게도 큰 보람이자 동시에 깊은 애환을 품은 일이기도 하다.
내담자가 상담을 잘 받으려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판단이나 기대를 내려놓는 태도가 필요하다. 상담은 정답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과 만나 성장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 속에서 진심을 나눌 때, 상담은 단순한 해답을 넘어 삶의 방향을 밝혀주는 귀한 여정이 된다.
상담사와 내담자가 함께 걸어가는 이 길 위에서, 진정한 변화와 치유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