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는 어떻게 나를 먹여 살렸을까?

by 김소영

타로카드는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 보면 첫눈에 반해 빠져 버린 연애 상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의 나이와 직업, 성격과 무엇을 좋아하는지, 연애를 하면 어떤 사람이 되는지, 그 무엇도 알지 못한 채 단지 존재만으로 마음이 흔들리던 시절처럼.


그렇게 타로와 사랑에 빠진 이후, 나의 삶은 이전보다 조금 더 명상적이고 여유로워졌다. 댄스 스쿨을 운영하던 일을 정리하고 인생에서 잠시 숨을 고르려 했던 시기에, 타로는 나에게 시간을 선물해 준 존재였다. 나름 열심히 타로 상담을 하며 살았지만, 당시에는 이 일을 전문적인 직업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아르바이트쯤으로 여겼던 것 같다.


이후 이 일로는 더 이상의 기대도 발전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히 타로 상담을 정리했다. 과거 대학원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1:1 다이어트 코칭을 시작했고, 관련 책도 집필하며 열심히 활동했다.

나는 일할 땐 책임감 있게 임했지만, 오히려 내적 성찰이나 깨달음에 더 끌리는 사람이었다. 그 시기에도 일 자체보다는 명상이나 깨달음 공부에 더 관심이 쏠려 있었다. 나는 늘 어떤 일이든 ‘일’에는 큰 흥미가 없었고, 마치 스님이나 수행자처럼 살고 싶어 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의 내 모습이 참 낯설게 느껴진다. 나는 인생의 어떤 가치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 믿었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은 너무 편협했다. 다양한 책도 제대로 읽지 않았고, 수행에만 몰두한다는 명목으로 내 고집만 키워온 셈이었다. ‘왜 내가 그렇게 살았을까?’ 지금도 돌아보면 아찔하다.

그렇게 타로 상담을 하며 약 8년, 다이어트 코칭은 6년간 이어졌다. 그러다 2019년, 코로나가 터지기 약 6개월 전 즈음 타로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타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건 문득 떠오른 한 생각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당시엔 다이어트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1년이 지나도 구독자가 100명도 모이지 않았다.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깊어지던 때, 문득 ‘타로 유튜브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렵 우리나라에는 타로 유튜브 채널이 몇 개 없었고, 막 생겨난 채널이 몇 달 만에 10만 구독자를 돌파하는 것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나도 타로 유튜브를 한 번 해볼까?’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그 당시엔 하루 만에도 예상치 못한 수의 구독자가 모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시기에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지금 시작했다면 그만큼의 주목을 받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지금의 리딩 실력으로 다시 시작한다면 예전보다 더 나은 성장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타로 채널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까? 생각했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한 채널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유튜브는 어느 시점이 지나면 성장 속도가 둔화되기 마련이고, 결국 다시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어차피 알고리즘의 추천이 점점 밀려날 수 있다면, 지금의 채널을 고수하며 쌓아온 신뢰와 콘텐츠를 유지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요즘은 구독자 수보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다. 단순히 구독자 수로 채널의 가능성을 평가하긴 어려운 시점이기도 하다.


코로나 시기, 상담 방식이 바뀌었다. 예전의 힘들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항상 고용된 입장에서 상담을 했기 때문에, 매출이 높아도 절반은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늘 아쉬웠고 생활도 빠듯했다.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래서 요즘처럼 자기 채널을 통해 100% 자신의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예전엔 오프라인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테이블에 앉아 손님을 기다려야 했다. 지금은 예약제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구글 폼을 통해 신청을 받고, 정해진 시간에 전화나 카톡으로 상담한다. 타로 카드는 내가 직접 뽑고, 상담 후에는 카드 이미지와 해석 요약을 문자나 카톡으로 보내드린다. 이동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각자의 공간에서 편안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코로나 시기를 지나오며, 과거 힘들었던 상담 일에서 일종의 보상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너는 고생 많았지. 이제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도 될 때야.’ 그렇게 말해주는 듯했다. 물론 엄청난 수익을 올린 건 아니지만,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생겼고 그보다 더 귀한 시간의 자유를 얻었다.

나는 이 자유를 더 값지게 여기고 싶다. 타로 유튜브를 하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틈틈이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타로 영상을 촬영하고, 예약 상담을 하루 한두 건 진행하면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 읽고 싶었던 책을 읽고, 사업 구상도 하며, 글을 쓰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즐기며 지냈다.

그 당시만 해도 타로를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타로는 내게 시간을 벌어주었고, 나는 그 시간을 책을 읽고 공부하는 데 쏟았다. 처음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공부한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타로 자체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탐구처럼 느껴졌다.


다른 타로 리더들이 타로에 집중하며 강의를 하고 수익을 내기 시작할 때도, 나는 여전히 타로를 계속할지 확신하지 못한 채 다른 가능성을 찾아 주위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타로 상담과 유튜브만으로는 빠듯한 생활이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일부 교육에서는 타로의 수익 가능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마케팅이 보이기도 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방향이 타로의 깊은 의미나 개인의 성장을 가리는 요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새로운 길을 가려할 때, 그 길의 진짜 모습을 솔직하게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인생이 아슬아슬할 때마다 타로는 내 곁에 있었다. 이제는 내가 타로에게 보답할 차례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2화타로 상담사의 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