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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 예술인소개소> 광주 청년 예술인 이다은

취재: 김도휘

17. 이다은

- 분야: 국악, 가야금병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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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광주와 전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이다은이라고 합니다. 퓨전 국악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고요. 요즘은 초등학교 학생들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국악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전공은 가야금병창인데요. 한 사람이 악기를 연주하며 소리를 함께 하는 것을 병창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거문고병창이면 거문고를 하면서 소리를 하는 거예요. 가야금병창이 다른 국악에 비해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서 생소하실 수도 있어요. 가야금 명인분들이 가야금도 연주하고 소리도 할 수 있다 보니 판소리에 가야금을 얹으면서 가야금병창의 역사가 시작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생긴 지 100년 정도밖에 안 된 따끈따끈한 전공이에요.


그런데 간혹 가야금병창을 전공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가야금병창을 전공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 편이고요. 오히려 최근에는 점점 하시는 분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어떤 활동, 작업을 하시나요?


현재는 크로스오버 밴드 ‘새날’에 합류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새날에서 <청춘마이크>를 포함해서 공연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 공연은 광주에서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행사예요. 그리고 매년 정기 연주회도 하는데 올해는 쉬어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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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장 다음 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이슬람 관련 축제 <살람서울 페스티벌>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이슬람 축제에 국악 공연을 한다니 의아할 수도 있는데요. 문화교류의 차원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라서 서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교류의 장이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제51회 대한민국 관광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 앞에서 축하 공연했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새날 이전에는 퓨전국악 팀 ‘푸르른 밤’으로 활동하면서 작곡을 배우고 있었어요. 박상민 선생님이라고 클래식 작곡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여러 장르 작곡을 하시고 국악도 좋아하셔서 그분께 배우고 있었습니다. 특히 새날의 임당수로는 제가 대학생 때 임방울 국악제 창작부문 팀에 나가서 만든 곡이에요. 그때 동상을 받았어요. 이 노래가 그 후로 조용히 사라질 뻔했는데 새날에서 노래를 한 번 편곡해보자 해서 지금의 임당수로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광주 음악창작소의 지원으로 개인 EP앨범도 냈어요. 제목은 <잔별의 이야기>인데요. 진도아리랑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은 제목이에요. 진도아리랑 2절을 보면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 속엔 희망도 많다.’ 라는 구절이 있어요. 가사가 보통 한줄 한줄 쓰여 있는데, 이 두 줄의 가사를 놓고 보면 ‘청천 하늘’은 ‘우리 마음’에 대응이 되고 ‘잔별’은 ‘희망’에 대응이 돼요. 다시 말해서, 잔별의 이야기는 삶에 대한 희망을 뜻하는 거죠.


<잔별의 이야기>는 <그래스긍가>, <뱃노래>, <영원의 숨결>, 이렇게 3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타이틀인 <그래스긍가>는 국악에 레트로한 느낌을 넣어서 만들어봤는데요. 수궁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메시지를 해학적으로 표현했어요. 반면에 <뱃노래>와 <영원의 숨결>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어요. <뱃노래>는 방황해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고, <영원의 숨결>은 신의 관점에서 본 인간에 관한 이야기예요. 신은 나쁜 사람이든 좋은 사람이든 똑같이 사랑한다는 내용이에요.



3.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계획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국악뮤지컬을 해보고 싶어요. <임당수로>가 심청이에 대한 노래잖아요. 여기서 좀 더 들어가서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송호인 대표님과 함께 하고 있는데 여기에 극작가 한 분을 더 모시고 진행하고 있어요.


또, 교육을 좀 더 잘하고 싶어서 음악교육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걸 좋아해서 학원도 차려보고 싶어요.


하지만 이런 활동들과는 별개로 제 개인적인 예술활동도 중요하니까 계속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기존 틀을 벗어난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최근에는 작곡을 쉬고 있었는데요. 다시 작곡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네요. 특히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쉽게 들을 수 있고, 거부감 없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노력중입니다.



4. 다른 장르의 예술가와 콜라보, 협업 계획 있으신가요.


새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계획이 없습니다. 새날과 함께 이미 콜라보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새날 외에도 ‘비담’이라는 다른 퓨전국악 팀이 있는데요. 비담에서도 가끔 보컬로 참여할 때가 있어요.


이런 활동들이 저와 너무 잘 맞아서 그런지 콜라보를 안 하고 싶어도 대표님이 알아서 다 끌고 오시더라고요. 덕분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악을 시도해볼 기회를 많이 얻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실용음악, 클래식, 국악은 서로 어우러지기 쉽지 않거든요. 악보 보는 것도 다르고, 추구하는 음악 성향도 달라요. 합쳐지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전 제가 새날의 팀원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경험해보지 못할 것을 제가 경험하게 되어서 좋아요.


- 새날 밴드를 무척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너무 재밌어요. 소중한 경험이고,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새날 활동을 하면서 제 개인 역량도 많이 늘었어요. 물론 제가 소리만 했었어도 실력이 늘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조화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엔 실용음악 하시는 분들 목소리와 제 목소리가 잘 안 맞았어요. 어릴 때부터 국악을 배워서 그런지 어떤 노래를 불러도 국악처럼 불렀어요. 그런데 이제는 대중음악을 부르는 테크니션도 늘었고, 가야금을 거기에 맞춰 연주하는 법도 터득한 것 같아요.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 노래 역량이 많이 늘어난 거죠. 퓨전국악이 아니더라도 소리를 할 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5. 본인이 전문예술인으로 남기 위해서 필요한게 무엇인것 같나요?


교육에 관한 관심과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예술인이라면 자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학 양성도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전통 예술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고민을 같이 할 기회와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자가 되지 않더라도 한국 사람이라면 국악을 한 번 경험해볼 기회들이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게 요즘 아이들이 새롭게 즐길 만한 교육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음악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 본인의 연주 영상을 직접 제작해보기도 하면서요. 저도 어떻게 해야 국악을 질리지 않고, 새롭게 받아들이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dacong_minton?igsh=MTRocnEwcmJ5M2Fjbw==



인터뷰를 마치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 사람들에게서만 나오는 밝고 가벼운 에너지가 좋다. 그래서 그 순간이 단순한 만남을 넘어 하나의 좋은 경험으로 자리매김한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런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터뷰어 김도휘

즐겁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했다. 최근에서야 삶의 깊은 즐거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온다는 걸 깨닫고 타인의 세상에 들어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주요 활동

반려동물 입양 캠페인 <COME AND SEE ME>



본 인터뷰는 2025년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문화특별의제

‘문화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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