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햄스터

이제는 진정 뛰어야 할 때

by 고운 저녁

나와 햄스터


우리는 어느새 동지가 되었다

그는 쳇바퀴 속을

나는 러닝 머신 위를

미친 듯이 달린다

수천 킬로미터를 달아난 기분으로

우리는 늘, 제자리다


문득, 서로를 바라본 후


우리는 더 이상 동지가 아니다

그는 태곳적 본능의 트랙을

무작정 달릴 뿐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는다

나는 순간의 갈증 위를

상상으로만 달릴 뿐

몸은, 누워있다


우리가 다시 동지가 되려면

그가 상상의 뇌를 얻고

내게 질주의 본능이 깨어날 만큼

겹겹의 질긴 시간이

우리 사이를 가로질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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