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이언 킹'을 보러 가다

by Grace k

바람이 살갗을 간지럽힌다
올려다본 하늘이 드높아
눈이 맑아진다.
여름 감기에 컨디션 난조임에도
오래전 계획한 뮤지컬 일정이었기에
친구와 일찌감치 다운타운을 향했다.

밴쿠버의 상하철
스카이 트레인으로 목적지를 향해 간다.
여유 있게 만나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공연장은 만석이다.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물에 전 세대가 어우러진 관객층이다.

공연은 정시에 시작되는데
시작이 피날레의 감동처럼
화려하고 압도적이다.
"와, 뮤지컬을 보기 위해
브로드웨이를 찾지 않아도 되다니."
눈을 뗄 수가 없다.
화려한 소품과 무대장치,
동물의 왕국을
특색 있게 잘 재현해 내는 배우들의 몸짓,
폭발적인 성량의 노래가 멋지게 어우러진다.
장면이 바뀔 적마다 진심 어린
박수갈채가 터졌고,
주인공이 성장해서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의 왕좌를
되찾아 킹이 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릴 땐 전원이 기립했다.
뻔하지만 완벽한
프로정신과 열정으로 만들어낸 뮤지컬 한 편에
진심 어린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여운을 뒤로하고 공연장을 빠져나와
두 정류장쯤을 걸었다.
문화생활과 산책을 겸한
오늘은 공연 문화를 즐기는 내게
또 한 번, 살아가는 날의 힐링으로
축적이 되었다.
여름감기로 위축되고 고생스럽지만
공연이 주는 감동 아래 잠시
그 통증도 숨을 죽였다.
일상 속 찾아오는 힐링의 시간은
내게 있어서 중요하다.
일 년에 두 세 차례는 즐기는 공연 중의
오늘 일정도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받아 든 팸플릿에 다음 뮤지컬
일정이 보인다.
물랑루즈, 맘마미아, 레 미제라블
"오, 이건 놓치지 않을 거예요"
마음과 각오는 광고 카피의
아름다운 여배우 멘트에 빙의된다.
살아가는 날의 소소한 행복이다.

즐거운 한낮의 공연을 뒤로하고
귀가행 대중 버스에 몸을 실으니
약효가 떨어지는 건지 몸이 아파온다.
내일부터 급상승할 무더위에
바빠질 일터, 현실로 돌아온다.
무조건 푹 쉬고 또 새로운
날들을 맞을 각오를 희미하게 다져본다.

저만치 주황색으로 저무는
노을빛이 아름답다.


덧붙임) 뮤지컬에 관심 있으신 분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으셔도 압도적인 스펙타클함을

느낄수 있을 공연이라 강추합니다.

음악, 특히 동물을 재현하는 다양한 소품,

몸짓이 드러내는 파워풀함

잊지못할 감동이었어요.

브로드웨이에서 감상하고 리뷰를 올려주신

샤인젠틀리 님의 감상평(심화편)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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