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멸치육수의 환상 조합, 얼큰하고 개운한 콩나물국 레시피
밤새 더위에 뒤척이다 보면, 아침엔 이상하게 속이 텁텁해진다. 그런 날엔 시원한 술 한 잔의 흔적이 남은 아침일 수도 있고, 단지 더위에 지친 몸이 무언가 개운한 걸 원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럴 땐 묵직한 국물보다, 칼칼하고 맑은 국물이 더 잘 어울린다. 그래서 생각나는 것이 바로 김치콩나물국. 맑지만 시원하고, 얼큰하면서도 속이 편안해지는 그 국물의 매력은 한 번 맛보면 잊기 어렵다.
이 국의 시작은 육수에서부터다. 단순히 물로 끓이는 대신, 국물용 멸치 한 줌과 다시마 한 장, 그리고 감칠맛을 책임질 건표고버섯 세 개를 함께 넣고 15분 정도 푹 끓여준다.
멸치와 다시마는 국물에 시원한 뼈대를 만들어주고, 건표고는 깊고 향긋한 풍미를 더해준다. 거품과 건더기를 말끔히 걷어내면 맑고 진한 육수가 완성된다.
그다음엔 김치의 차례. 잘게 썬 신김치 1.5컵을 넣고 센 불에서 10분 정도 푹 끓인다. 김치의 시원한 맛이 국물에 우러나면서, 국물빛은 어느새 선명한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국자 하나 들어 맛을 보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그리고 이 국물에 감칠맛의 깊이를 더해주는 재료가 있다.
바로 다진 마늘 한 큰술과, 새우젓 두 큰술, 꽃게액젓 한 큰술. 소금이나 간장만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맛의 층위가 이 두 가지 젓갈로 완성된다. 입안에 감도는 감칠맛이 남다르다 느껴진다면, 바로 이 조합의 덕이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씻어둔 콩나물 두 줌, 약 250g을 넣는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 이때는 절대 뚜껑을 덮지 않아야 한다.
콩나물은 익는 동안 휘발성 비린내 성분을 내뿜기 때문에, 뚜껑을 닫아버리면 그 냄새가 국물에 스며들어 버린다. 뚜껑을 열고 숨이 살짝 죽을 때까지만, 빠르게 센 불에서 끓이는 것이 이 요리의 숨은 비법이다.
콩나물의 아삭함이 살아있을 때, 굵은 고춧가루 한 큰술을 넣고, 소금으로 마지막 간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송송 썬 홍고추와 쪽파를 올리면, 보기만 해도 시원한 한 그릇이 완성된다.
떠오르는 거품을 부드럽게 걷어내면 국물 맛이 더욱 깔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