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우리는 조금씩 버텼다
요즘 다시 방광염 증상이 시작됐다.
갱년기의 영향도 있는 건지,
예고 없이 젖는 뒷덜미와 갑자기 구르는 머릿속 땀방울이 당황스럽다.
샤워를 하고 물기를 닦지 않고 옷을 입은 듯한 축축한 느낌.
어쩐지 몸보다 마음이 더 젖는 기분이다.
이번 주에는 수업 중인 아이에게서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장난처럼 들렸지만 곧 알게 됐다.
아이의 틱 증상이 하나 더 늘어난 거라는 걸.
무심한 듯 울려 퍼지던 휘파람이
그 아이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의 방식이라는 걸.
휘파람은 때로 텅 빈 복도처럼 울린다.
그건 내게 안쓰러움처럼 들린다.
몸이 마음을 이기지 못해 보내는 소리.
그 소리에, 내 몸의 이상한 습도와 감정이 겹쳐졌다.
너도 나만큼 힘들구나…
그 순간 그렇게 느꼈다.
몸도 마음도 예민한 한 주였다.
내가 먼저 나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는 걸 안다.
요즘은 그렇게 나도 배우고, 아이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