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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선물이 가르쳐준 나를 지키는 법

불안과 상처를 껴안으며 배우게 된, 단단한 자존감의 시작

작년 생일, 사랑하는 조카에게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예쁜 포장지를 벗기자, 표지에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라는 문구가 선명한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카는 빙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모, 이 책이 이모한테 꼭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 말 한마디가 제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어쩌면 조카는, 제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내면의 상처들을 조용히 꿰뚫어본 건 아닐까요.


전미경 작가의 이 책은 ‘괜찮아’라는 찰나의 위로를 건네는 대신, 단단한 자존감의 뿌리를 내리는 깊은 통찰을 전합니다.


우리는 종종 “자존감을 높여야 해”라고 말하지만,

왜 그렇게 애쓰고도 불안은 여전한 걸까요?

이 책은 그 질문에 솔직하고 구체적인 답을 건넵니다.


최신 심리학 이론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를 더 자유롭게 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나를 지켜내는 힘’을 키우는 방법을 보여주죠.


책장을 넘기며, 저를 붙잡은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때론 거울처럼 나를 비추고, 때론 따뜻한 조언처럼 손을 잡아주는 문장들.

그 중, 세 가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1. 아무리 애써도 사라지지 않던 불안의 실체


“아무리 칭찬받고 자신감을 가지려 해도, 어떤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거리를 두고, 자기 전에 감정을 다독거려도,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문득 안도했습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불안을 달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어쩌면 겉핥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스스로를 위로해도, 타인의 시선을 피하려 해도

근원적인 불안은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냉철한 지적은 오히려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2. 아픔과 실패 속에서 피어나는 진짜 성장


“자신의 삶에 대한 향상심을 느끼기 위해서는

실패로 인해 무언가를 깨닫는 느낌이 꼭 필요합니다.

문제를 틀리지 않으면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릅니다.”


이 문장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실패와 아픔을 회피하던 제 태도에

처음으로 ‘배움’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상처가 아프지 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에서 무엇을 깨닫고,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

그게 진짜 성장이라는 걸 이 책은 말하고 있었습니다.



3. ‘괜찮다’는 말 이상의 단단함


“괜찮다, 괜찮다는 위로로 자존감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말하는 ‘괜찮아’라는 말.

하지만 그 위로가 때로는 공허하다는 걸,

우린 모두 어렴풋이 알고 있죠.


이 책은 외부의 평가나 칭찬에 흔들리지 않고,

내 안에서 단단하게 서 있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잠깐 기분 좋은 위로가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나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짜 자존감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조카의 작은 선물 속에서 만난 이 책은

‘아프지 않는 법’을 알려준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처를 마주하고, 그것을 딛고 서는

진짜 용기와 지혜를 선물해주었죠.


얄팍한 자신감이 아닌,

흔들림 없는 자존감을 만들어가는 길.

그 길의 시작에서, 저는 한 발짝 더 나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만약 지금, 반복되는 불안에 지쳐 있다면

혹은 그저 “괜찮아”라는 말로는 위로받기 어려운 순간에 있다면—

이 책을 꼭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조카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저는 오늘도 한 뼘 더 성장한 채,

아프지 않은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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