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질문
지난 화에서 나는 철학이 단지 논리로만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으로도 체험된다고 말했다.
그것은 느낌으로부터, 즉 감각의 떨림 속에서 철학적 질문이 솟아나는 현상을 의미했다.
이번 화에서는 철학으로부터 비롯된 감각,
즉 철학적 사유가 나에게 어떤 감각을 일으켰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는 철학을 하면서 여러 감정을 겪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이었다는 점을 먼저 밝히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철학적 감각은 공허와 무력감이다.
철학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너무 깊이 빠져들어 있었다.
그러다 그 몰입이 멈추고 나서, 다시 생각하려 할 때
나는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 묵묵한 공허함과 무력감을 강하게 느꼈다.
그 감각은 이렇다.
생각하고 싶어도 생각이 나지 않고,
주요한 개념과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흐릿하게 떠돌 뿐이다.
안개 낀 머릿속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붙잡으려 애쓰는 듯한 느낌.
나는 이 순간을, 내 삶에서 가장 생생한 철학적 감각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감각을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감각을 다시 사유하고 언어화하려 애썼고,
지금 이 글이 바로 그 노력의 결과다.
어쩌면 이 경험은 단지 플라시보 효과같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의 여정과 내면을 기록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독자 여러분,
여러분의 감각과 경험이 아무리 추상적이고 애매하더라도
그것을 부정하지 말고, 자신을 성찰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를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 경험을 세상에 글로써 드러내보길 바란다.
이 외에도 전하고 싶은 감각이 많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 화를 기약하겠다.
결국 내가 이번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나는 이런 감각을 겪었고, 여러분도 철학을 통해 유사한 감각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
그때 여러분은 그것을 묻어두지 말고,
성찰하고, 질문하며, 용기 있게 세상에 드러내는 태도를 지니길 바란다.